영화/리뷰

영화 어카운턴트 (2016)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격발음

즈라더 2021. 7. 29. 08:00

 투모로우 워를 보고 답답한 마음에 미칠 지경이었다. 예고편과 클립들만 보고 시원한 총격 음향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영화의 총격 음향은 비비탄 총을 쏘는 것 같은 수준이었고, 폭발 장면의 음향은 폭죽놀이보다 못하게 느껴졌다. 대부분이 군대를 다녀오는 한국 남자에게 이런 식의 총격 음향은 거의 고문이다. 실제 총소리가 어떤지 알기 때문이다. 


 이 답답함을 이겨낼 영화를 찾다가, 마침 다시 보려고 꺼내뒀던 어카운턴트 블루레이가 눈에 띄었다. 

 

총기 파츠까지 다 나오는 작품이 많지 않다


 시원하게 쭉쭉 뻗는 액션 영화는 아니다. 액션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드라마 쪽에 치중된 (사람을 거리낌 없이 살벌하게 죽여대도 가족 영화라구욧) 성향이라 사람에 따라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장면에 기승전결 없이 '결'만 남겨두는 최근 액션 영화의 트렌드를 고려하면 이 영화도 낙제점에 가깝다. 물론, 난 지금의 트렌드가 완벽하게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배려(?)해보자. '어카운턴트'다. 마약 조직의 검은 돈을 관리하는 회계사가 다크 히어로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주인공이 회계사인 만큼 은닉된 범죄를 밝혀내는 과정도 회계를 통해서이며, 여기엔 분명히 신선한 짜릿함이 있다. 또한, 근래 들어 빈번하게 얘기가 나오는 자폐증에 대한 재해석도 살짝 포함시켜서 다시 한번 '신선함'을 가미한다. 흥미롭다는 말이다.


 역시 이 영화의 정체성이라 한다면 총격씬.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원맨쇼에 가까운 형태지만, 총격 음향이 기가 막힌다. 격발음뿐 아니라 탄착음도 확실하게 캐치해내며, 총기 파열음과 잔향이 꽉꽉 들어차있다. 소음기를 장착했을 때 격발음도 매우 현실적으로 들어가 있으므로 군대에서 총을 쏴보지 않아서 실제 총의 격발음이 어떤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총격씬을 최대 음량으로 들어보자. 마이클 만의 영화, 론 서바이버 정도를 제외하면 어카운턴트보다 총격 음향을 잘 만든 영화가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 형제가 팀을 맺고 다크 히어로로 활약하게 될 속편을 기대했는데, 이것도 엎어진 모양이다. 벤 애플렉의 개인사 때문인 걸까? 좀 늦어도 되니 속편이 나와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