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로드 형님이 나온다고 하는데 의리가 있지 안 볼 순 없지 않은가. 그래서 봤다. 투모로우 워.
생각보다는 신선한 영화다. 현재에서 미래로 이동해 미래에 일어난 전쟁을 막는다는 설정이 신선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과정을 서술하는 방식이 신선했다. 단순무식(?)하게 질주한 덕이다. 타임 패러독스니 에일리언들의 생명학적 접근이니 하는 디테일을 아주 적당하게 대충 둘러대고 넘어간다. 결과는 나와있으나 그걸 굳이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애초에 이 영화를 어마어마한 무언가로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고, 이는 나름대로 먹혀든다. 이것저것 현실감을 생각하지 말고 대충 보라는 메시지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런 제작 의도(?) 그대로 투모로우 워는 가볍게 즐길 거리다. 다만 그 이상, 그 이하가 될 수 없다. 과거 마이클 베이의 영화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유형의 즐길 거리. (투모로우 워의 OST, 효과음이 마이클 베이 스타일인 걸 보아 많은 부분에서 참고하지 않았나 싶다.) 생각 없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액션을 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에일리언들이 괴상한 색깔의 체액을 휘날리는 걸 제외하면 그리 잔인한 장면도 없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만큼, 실망한 것도 별로 없지만, 딱 하나 아쉬움을 지적하자면 사운드 되시겠다. 넷플릭스는 그래도 아직 묵직한 느낌은 남아있는데, 아마존은 벌써부터 사운드를 디즈니 스타일로 날려먹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이따위로 마스터링할 거면 아마존 해지해버린다.
뱀다리) 헌트의 베티 길핀이 나온다. 그래서 베티 길핀의 액션씬도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했는데, 전혀 없더라.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