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블루레이 본편 정보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블루레이, 클래식에 대한 예우

즈라더 2021. 7. 16. 12:00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일명 스나이더 컷 블루레이 감상 완료.


1. VOD의 조악한 화질과 음질로 느꼈던 감흥과 블루레이를 보고 느끼는 감흥이 같을 리가. 아, 잭 스나이더 이 천재적인 괴짜 감독 같으니라고. 중간에 소변이 마려운데 조금만 더 보고 화장실 가자는 생각을 하다가 소변이 마렵다는 걸 잊어버렸다. 바싹 긴장하고 영화를 보다가 몸을 살짝 뒤틀었더니 뒤늦게 변의가 밀려오더라. 기겁해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2. 개인적으로 잭 스나이더는 이제 영화 연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클래식에 대한 예우도 갖춰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오락성 하나는 기가 막혔지만 클래식에 대한 예우도, 기승전결의 미학도 모호하기만 했던 데뷔 시절 새벽의 저주나 300과 달리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과 아미 오브 더 데드는 분명히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스토리텔링의 우아함과 클래식에 대한 헌사를 분명히 지니고 있다. 


3. 영화는 기승전결로 기승전결을 만든다. 몽타쥬를 비롯한 영화의 윤활유가 되어주는 컷을 제외하면, 모든 장면은 그 장면만의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잭 스나이더는 스나이더 컷에서 액션마저도 기승전결을 부여해서 연출하고 있다. 모든 장면을 단편 영화로서도 확고하게 기능할 수 있을 만큼 신경을 썼다는 의미다. 그의 연출 방식은 배리 앨런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아버지에게 재직서를 보여줄 때 동선에서마저 확인할 수 있다. 재직서에서 시작해서 배리 앨런의 손과 몸으로 이어지다가 유리막에 재직서를 쾅! 하고 찍는 순간까지의 그 우아한 쾌감. 영상은 이렇게 연출해야 하는 것이다.


4. 스페셜피처의 내용은 VOD 당시 제공되었던 녀석과 동일하다.

 

 

 이하 스크린샷은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정발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블루레이의 화질 체크하다가 조금 당황했다. 예상보다 영상이 밝다. 네이버 VOD의 영상이 왜곡된 색감을 보여줬던 건가 싶어서 4K 블루레이를 돌려봤는데, 밝기 자체는 네이버 VOD와 비슷하다. 로컬 디밍을 이용한 HDR 덕분에 어두워도 디테일이 다 드러난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블루레이와 4K 블루레이의 차이가 극심한 타이틀은 처음이다. 어느 게 잭 스나이더가 의도한 영상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