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걸스 플래닛 999 연습생에게, CJ 오디션엔 참가하는 거 아니다

즈라더 2021. 7. 7. 18:00

 웬만해서는 이런 글까지는 안 적으려고 했는데, 걸스 플래닛 999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멘탈을 위해 조금 끄적여본다. 제목 그대로 CJ의 오디션엔 참여하는 거 아니다. 정말 심각한 꼴에 처할 수 있다.

 

1. 일단 CJ가 그간 오디션에서 뭘 했는지 되새겨보자. 프로듀스 시리즈는 시즌1부터 시즌4까지 모조리 조작이었다. 아이돌 학교도 조작이었다. 그리고 이 조작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연습생들(중간에 하나둘씩 밀려나갔던 연습생들이 있는 방송들은 사실상 모든 연습생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상했는지 밝혀지질 않았다. 대중은 눈에 보이는 걸 공격하기 마련이고,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 학교의 조작 보상 책임은 모조리 엑스원, 아이즈원, 프로미스나인에 전가되었다. 그 스트레스는 팬들에게도 건너갔는데, 팬들이 돈을 모아서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라는 엉뚱한 소리마저 수도 없이 봐야 했다. 걸스 플래닛 999가 같은 꼴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설마 또 조작하겠어?'는 정말 순진한 생각이다. 인기 보이그룹들이 대거 참여한 킹덤마저도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게 현실이다. 

 

중국 연예인들은 이런 곳에 동원된다

 

2. 중국 연습생들에게 악감정은 없지만, 일단 연예계 활동을 하다가 온 출연자들은 무조건 항미원조,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한 사람들이다. 이건 중국인들도, 중국 연습생들 스스로도 인정할 것이다. 이걸 부정할 중국인은 절대로 없다. 이미 일부가 항미원조를 기념한 흔적이 드러난 모양인데, 이건 약과에 불과한 데다 현재나 과거의 문제도 아니다. 중국 공산당이 저렇게 미쳐서 날뛰는 이상 비슷한 문제는 미래에도 계속해서 생긴다. 중국 연예인들을 좋아해서 쭈욱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 처음엔 그저 '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로 시작했으나, 이젠 '한국 전쟁은 중국이 남한과 북한을 미국으로부터 해방한 전쟁'이라는 항미원조를 지껄이는 지경까지 왔다. 애초에 저기는 거부할 권리도 없다. 그렇다고 한국 대중이 '어쩔 수 없지'라고 하면서 중국인 멤버들의 일탈(?)을 봐줄까? 에이 설마. 엑스원, 아이즈원과 프로미스나인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폭력들을 떠올려보라. 대중은 굳이 중국인 멤버와 한국인, 일본인 멤버를 따로 두고 보지도 않을 것이며, 오디션에 참가한 이상 '똑같은 애들'로 인식하며 팰 것이다. '패야 하는 상대'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 게 대중의 습성이란 얘기다.

 

대만 정치가의 아래에서 자랐지만, 공산당 100주년과 항미원조를 기념한 오우양나나

 

3. 과연 일본인 멤버라고 얘기가 다를까? 아이즈원은 한일 합작이라는 것, 프로듀서에 우익 가능성이 큰 아키모토 야스시가 있다는 것 때문에 데뷔했을 때부터 수만 명이 해체 청원에 참여했을 만큼 반발의 대상이 되었다. 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이즈원과 위즈원에게 전달되어 악몽으로 남았다. 지금 당장은 중국에 대한 미움이 커서 일본에 대한 반감이 묻힌 경향이 있지만, 올림픽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겪고 나면 나라의 방향성은 극단적이라 할 만큼 우경화를 띠곤 한다. 민주주의가 진작부터 자리잡았던 미국이나 유럽도 경제 대공황, 펜데믹과 같은 사태를 맞이한 뒤엔 반드시라 할 만큼 우익 정당이 정권을 쥐곤 했다. 반쯤 독재 국가인 일본이면 말할 것도 없다. 물론, 한국까지 와서 오디션에 참가한 일본인 연습생, 혹은 데뷔조의 일본인 멤버들이 그런 일본의 정치적 스탠스를 쫓을 거란 생각은 안 한다. 그저 '일본 묻었다'라는 이유만으로도 엄청난 비판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일본이 우경화된다면 그 다음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걸스 플래닛 999에 참여하는 한국 기획사, 연습생들은 이걸 감당할 수 있는가.

 

주결경의 팬들이라면 그녀의 근황을 찾아보지 않길 권한다

 

4. CJ는 자기 눈에 거슬리는 게 있으면 들이 받고 보는 경향이 있다. 킹덤 관련해서 스타쉽과 다툼이 생기자 냅다 들이받아서 지금도 화해를 하지 않고 있는 걸 보시라. 위즈원이 아이즈원 리런칭을 위해서 32억을 모아 프로젝트에 돌입하자, 중간에 갑자기 끼어들더니 걸스 플래닛 999에 대한 방패막이로만 잔뜩 써먹고 40일이라는 긴 시간을 완전히 공중분해시키는 악랄한 짓을 저질러서 위즈원을 절망, 분노하게 했다. 알아본 결과, CJ는 아이즈원의 리런칭에 반대하는 회사를 제대로 설득했는지 의문일 뿐 아니라 찬성하는 회사들에게 협상 현황도 제대로 알리지 않다가 느닷없이 '안 해요'를 통보한 모양이다. 처음부터 리런칭 작업을 방해하기 위해서 위즈원의 평행우주 프로젝트에 참여, 위즈원이 와해되도록 시간만 질질 끌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다. 즉, 팬덤이나 중소 기획사의 의견 혹은 주장 같은 건 CJ에겐 '없는 것'과 다름이 없고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아이즈원의 리런칭 작업에서 손을 뗀다고 한 어제, 걸스 플래닛 999의 방영일이 공지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애초에 아이즈원 리런칭엔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이건 걸스 플래닛 999에 참여하는 한국 중소 기획사와 참가 연습생들의 미래이기도 하다. 한두 번도 아니고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 학교, 평행우주 프로젝트까지 총 5번이나 저런 짓을 반복했다. 그런데도 믿으면 그건 호구다.

 

 

5. 위즈원의 평행우주 프로젝트에 대한 열망은 끝나지 않았다. CJ가 중간에 끼어들어왔다가 나간 것뿐 애초에 프로젝트에 CJ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뒤통수를 다시 한 번 두들겨 맞은 것도 화가 나는데, 이후 쏟아지는 수십개의 기사들에선 '위즈원이 CJ와 기획사들을 존중해서 프로젝트를 포기했다'라는 거짓 기사가 잔뜩 나온다. 위즈원은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 CJ가 참여했을 때부터 CJ를 믿을 수 없다며 다른 방안도 마련해두자는 의견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리런칭 작업을 시작한 게 CJ가 아니었는데 CJ가 빠졌다고 해서 무산되었다는 표현이 나온 건 분명히 이상하다. 이건 걸스 플래닛 999의 팬덤이 조만간 마주하게 될 현실이니 잘 지켜보시라. 

 

 

 조선구마사 방송이 엎어지는 등 여러 드라마에서 중국계 PPL이 다 날아가버린 시점에 CJ가 걸스 플래닛 999처럼 반발이 심한 방송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멤버 두 사람에 여진구까지 더해가며 억지로 진행하는 이유가 뭘까? 어차피 데뷔하고 나면 제일 욕을 먹는 건 CJ가 아니라 데뷔조라는 걸 이전 경험에서 잘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예 한국 활동은 겉치레로 삼고 중국과 일본 중심으로 그룹을 돌리려는지도 모른다. 중국 연예계는 개런티의 규모가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기적적으로 성공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인 멤버가 아닌 한국인 멤버들 역시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글을 올리도록 강요받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데 그걸 감당할 수 있는가. 중국 대중은 한국 대중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무섭고, 중국 공산당은 연예계에 획일화와 첨병화를 강요한다.

 

 앞으로도 오디션 방송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굳이 CJ의 오디션, 그것도 끔찍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하게 될 오디션에 나갈 이유가 있나 모르겠다. 무엇보다 CJ EnM부터가 음악 쪽에선 이미 지는 해가 아닌가. 잘 생각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