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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홍 2 - 남아당자강 (1992) 액션으로 펼친 세련된 정치적 스탠스

즈라더 2021. 7. 5. 18:00

 황비홍 2 - 남아당자강은 여러 측면에서 세련된 영화다. 구시대적 개그를 덜어내고 내용에 정치적 디테일을 추가한 뒤 나머지는 그대로 다시 만들어도 될 만큼 세련되게 '중국뽕'을 담아뒀다. 최근 조문탁의 황비홍이 완전히 단순무식 국수주의로 무장하고 부활했던데, 황비홍 2 -남아당자강이 30년 전에 이뤄낸 것에 떠올리면 한심할 따름이다. 백련교도의 난과 신해혁명의 전조를 관통하는 정치적 스탠스, 황비홍의 놀라운 무술 실력에 놀라기보다 황비홍에게 경련을 일으켜가며 돌격하는 백련교도들에 놀라서 절망하는 육호동의 표정 등은 분명히 당시에도 보기 어려운 구성과 연출이었다. 


 중국과 대만이 동시에 사랑을 보내는 쑨원의 존재감은 이 영화에서도 번뜩이는데, 아마 우리가 김구를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쑨원을 국부로 생각하는 중국과 대만은 완전히 다른 체제의 국가다. 그리고 황비홍2 - 남아당자강이나 2009년에 나온 '8인: 최후의 결사단' 등의 홍콩 영화들은 분명히 현재의 중국 공산당이 싫어할 수 있을 - 대만지향적인 - 접근 방식을 취한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 쑨원이 마지막에 펼치는 깃발은 쑨원의 국민당이 사용하던 '청천백일기'다. 아무리 쑨원을 영웅으로 칭송하는 중국이라해도 대만기(청천백일만지홍기)의 모태가 된 청천백일기를 목숨을 던져서 지켜내고 장엄하게 펼치는 엔딩을 싫어할 게 뻔하다. 또한, 8인: 최후의 결사단은 신해혁명 당시 지식인들이 민주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어린 시절엔 황비홍 2 - 남아당자강의 이런 요소들은 전혀 몰랐다. 그저 조금 내용이 어렵구나 싶었을 뿐. 따지고 보면 이 영화는 고어씬 묘사, 주제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청소년 관람불가가 알맞은 영화긴 하다. 비디오 화질 때문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블루레이에선 보이는데, 사람의 가죽을 뜯어서 널어놓은 장면이나 빌런의 몸이 무언가에 관통되는 장면의 리얼함이 상당하다. 이런 큰 장면 말고도 화살이 눈에 박혀 죽은 시체의 묘사 등 고어씬에 제작비를 많이 쓴 티가 역력하다. 그 만큼 황비홍 2 - 남아당자강 블루레이의 화질이 좋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클라이막스를 비롯한 몇몇 장면에서 필름 손상으로 인한 윤곽선 노이즈화가 눈에 띄지만, 역시나 기존 판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황비홍 2 - 남아당자강 블루레이. 덕분에 이연걸과 견자단의 경이로운 액션을 고화질로 볼 수 있었다. 이 영화의 팬이라면 무조건 구매해야 하는 타이틀이다. 

 

 이하 스크린샷은 황비홍 2 -남아당자강 4K 리마스터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