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영화 리스타트 (2021) 왜 보스 레벨이 아닐까

즈라더 2021. 6. 8. 18:00

 영화 리스타트는 의문 부호가 잔뜩 떠오르는 작품이다.


 일단, 먼저 떠오르는 의문은 '왜 제목이 리스타트인가'다. 영화는 노골적으로 구세대 게임의 공략을 스토리에 차용한 작품이고, 따라서 원제인 '보스 레벨'이 더 작품에 어울린다. 꼭 제목을 바꿔야 했다면 '최종 보스'나 '마지막 스테이지'와 같은 게임에 써볼 만한 용어를 쓰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나라면 '투 비 컨티뉴'라고 지었을 것이다.


 영화 자체는 즐길 만하다. 게임이 컨셉인 만큼 여러 아이템이 사방에 배치되어, 죽었다 살아나기를 반복하다가 아이템의 존재를 깨달아 새로운 공략법을 찾아낸다. 미스테리가 풀리는 과정이 짜릿하진 않지만, 부성애를 섞어서 나름 감동적으로 엮어냈다. 다소 벙찌는 엔딩이 아쉽긴한데, 이 정도면 킬링타임으로 나쁘진 않다. 자, 그리고 크레딧에...... 어라? 감독이 조 카나한? 여기서부터 의문이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럼로우 형님 마블에 다시 나와도 되겠던데.. 근육이 아주 그냥..


 나크, 스모킹 에이스, 더 그레이, A특공대의 조 카나한이 감독을 맡았다. 그가 엄청 대단한 감독이기에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리스타트에 담긴 조금 정줄 놓은 듯한 B급 감성들은 이미 스모킹 에이스에서 겪은 적이 있는 조 카나한 특유의 정서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 전반에 걸쳐서 '치열함'이 없다는 점이 의문이다. 조 카나한은 끔찍한 졸작을 만들어도 서스펜스를 놓친 적은 없다. 그러나 리스타트엔 서스펜스가 완전히 결여되어있다.


 따지고 보면 이상한 구석이 참 많은 영화다. 인지도 있는 배우는 나오미 왓츠와 프랭크 그릴로, 멜 깁슨, 애나벨 월리스, 양자경 정도고, 그 중 멜 깁슨과 나오미 왓츠는 특별출연에 가까운 비중. 애나벨 월리스는 다 합쳐서 1분이나 나오려나. 또한, VFX 퀄리티가 한국의 심야 드라마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처참하다. 그런 마당에 제작비가 4500만 달러나 들어갔다. 


 프랭크 그릴로도 이상한 건 마찬가지다. 나이를 잊게 할 만큼 몸을 단련하고 각종 무술을 섭렵한 육체파(!) 배우면서 액션이 지나치게 빈약하단 말이다. 테이큰 리암 니슨은 가짜고 난 진짜다라는 대사를 던졌으면 그 비슷한 액션이라도 보여주던가. 본인이 직접 프로듀싱한 영화니 변명도 불가능하다. 프랭크 그릴로의 강렬한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은 조금 기대를 접어두는 게 좋다. 


 보스 레벨에 대한 마지막 의문. 외국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대단히 긍정적으로 보더라. 물론, 즐길 만한 영화라는 건 인정하지만, 평론가가 좋아할 만한 영화는 절대 아닌데 말이다. 


 뭐냐 이 영화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