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모범시민 (2009) 바닷물 같은 영화

즈라더 2021. 6. 5. 12:00

왼쪽 메인 빌런, 오른쪽 다크 히어로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범시민 감독판 블루레이를 다시 꺼내봤다. 


 아, 답답하다.


 패기 넘치고 스릴 넘치게 구성된 전반부와 엉성하고 힘이 빠지는 후반부. 모범시민의 영화적 완성도는 극과 극을 달린다. 스파이들조차 존경하는 컨설턴트가 짜 놓았다는 트랩의 수준이 참담한 수준이라는 게 제일 문제. 10년 동안 법률 공부도 상당히 했다는 설정도 전개에 그다지 써먹질 않은 탓에 머리를 굴려볼 구석조차 별로 없다. 심지어는 메인 빌런이 정의롭기라도 한 것처럼 엔딩의 한 축을 장식하고 있으니 기가 찰 따름.


 사실, 이건 이미 모범시민을 여러 차례 감상한 뒤라 명백하게 기억하고 있는 바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계속 보게 되는 이유는 압도적인 전반부 때문. 자비 따윈 어디에도 없는 다크 히어로 그 자체의 주인공이 특정 조건을 걸어두고, 이를 어길 시 처참하게 죽여버리는 광경. 전율이 흐른다.


 바닷물 같은 영화다. 다크 히어로에 대한 갈증이 생겨서 마시게 되고, 마신 순간에는 갈증이 해소되지만 조금 있으면 더욱 심한 갈증에 시달리게 된다. 왜 이렇게 만들어야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