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예인

중국 연예계의 극단적 다이어트가 불편한 이유 ft 저우위퉁

즈라더 2021. 5. 9. 10:00

 SK-II 캠페인에 저우위퉁이 모습을 드러내며 매혹적인 비주얼을 뽐냈다. 고혹적임, 무엇보다도 단아함. 뭐 이런 것들로 표현할 수 있을 법한 저우위퉁의 비주얼은 분명히 빠져들 만하고, 깡마른 몸매는 최근 중국 연예계의 트렌드를 있는 그대로 상징한다. 그런데 이젠 이걸 두고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가 없다.

 

 안 그래도 중국이란 나라와 그 나팔수가 되어버린 연예계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마당인데 연예계 전체가 극단적인 마름을 '일괄적으로' 추구하고, 연예인들은 살이 빠지면서 얼굴의 매력이 더 짙어지는 만큼이나 몸 상태는 가녀리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난 여자 연예인만 관심을 두기 때문에 몰랐는데, 남자 연예인들도 굉장히 심각한 상태라고 말한다. 그런 마당에 중국 대중은 연예인들의 이런 상태를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모양이다. 오히려 한국의 중국 연예인 관련 커뮤니티에서 더 걱정을 한다더라.

 

 아래 SK-II 캠페인의 저우위퉁을 잘 살펴보자. 키도 크고 비율도 좋아서 마른 몸매가 잘 어울린다. 그러나 대단하 파격적인 착장임에도 그곳에서 시선을 돌리게 된다. 남성의 본능조차 잊게 하고 고개마저 돌리게 되는 순간, 이건 아니야라는 생각이 머리에 꽂힌다. 볼륨감이 더 있어야 한다느니 하는 그런 간단하고 말초적인 논리가 아니다. 저런 수준이 되면 어깨, 쇄골 등을 바라보며 '오옷!' 하다가도 점점 극단적인 마름을 깨닫게 되어 묘한 불쾌감에 휩싸이게 된단 말이다. 보통 저런 의상을 입으면 볼륨감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하게 마련이지만, 그것조차 보이지 않는다. 

 

 가끔 여성들이 하는 오해에 대해서 지적하는 글 혹은 만화를 보곤 한다. 여성들은 어마어마하게 마른 다리를 가진 여성을 볼 때 남성들이 '섹시하다'고 느낄 거라 착각하지만, 정작 남성은 이렇게 생각한다.

 

 "차면 부러질까?"

 

 그게 남성의 폭력성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엉뚱한 생각은 하지 말자. 그냥 무감각하다는 의미니까. 정말로 아무런 감정이 안 든다. 가녀린 몸매를 좋아하는 것과 깡마름을 좋아하는 건 다르다. 지금 중국 연예계는 가녀림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수준이며, 기아민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상태인데, 과연 이게 남성들을 자극하기 위한 다이어트일까? 딱 잘라 말하겠다. 난 저런 상태의 몸매를 보면 '어린아이'가 떠오른다. 아마 대다수의 남성이 같은 걸 떠올릴 거고, 아동성애자가 아닌 이상 어마어마한 불쾌감을 느끼고 말 거다. 안젤라베이비나 니니처럼 본래부터 마른 거로 유명한 배우들이라면 익숙해졌고 본래 그런 거라 괜찮지만, 본래 그런 게 아니라 무언가의 의도를 가지고 한 다이어트의 결과물이 중국의 모든 연예인에게 적용되어버리면 자꾸 '중국 연예계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누군가가 연예인들에게 일괄적으로 어린아이의 몸매처럼 되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지 않겠나. 프리스틴에서 나름 섹시함을 담당하던 주결경이 지금 어떤 상태가 되었나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우주소녀의 성소는 또 어떻고. 살이 쉽게 쪄서 스트레스라던 빅토리아 쑹첸도 마찬가지고.

 

 왕조현 누나로 시작해 장백지 누나에 이어 유역비, 류시시 누나에 이르기까지 이 누나들은 내가 중국 연예인에 꾸준히 관심을 갖게 한 결정적 이유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나보다 훨씬 어린 나잇대의 중국 연예인들은 불쾌감과 걱정 때문에 정말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 본래 가녀린 슬렌더를 좋아하는 내 취향을 아시는 분은 중국 연예계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빠져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중국 연예인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는 내가 긍정적인 건지 부정적인 건지 감이 안 온다.

 

 아래로 저우위퉁(周雨彤, 주우동)의 SK-II 캠페인 사진 고화질.

 

이 의상이 섹시하게 보이질 않을 수가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