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걸그룹/아이즈원

아이즈원 펀딩에 대해 기획사들이 취해야 하는 태도

즈라더 2021. 4. 17. 03:34

앚링...

 

 모 대형 엔터사에서 일하다가 술을 잔뜩 먹고 나에게 아이즈원 관련 썰을 풀었던 친구는 이번에 얼마 전 퇴사를 했다. 찍혔다고 하길래 누가 정보 누설을 알아챈 거냐고 물어봤더니 그런 분위기라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디테일한 사정을 들어봐도 누군가가 눈치챈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혼자 겁을 집어먹고 퇴사한 것이다. 어차피 그 회사 사정이 지금 말이 아니고, 퇴사하고 들어가게 된 회사 역시 대자본의 엔터사기 때문에 되려 잘 된 일이라 그러려니하지만, 이렇게 겁이 많아서야 어떻게 엔터사에서 살아남으려나 싶기도 하다. (이제 썰풀어달라고 안 할 테니까 걱정 말라고)

 

 조금 더 구체적인 말을 해보자면, 친구가 일하던 부서는 다른 기획사들과 엔터사들의 협상 상황을 알 수 없는 부서였는데, 협상을 담당한 부서 쪽에서 유출 금지가 되어있던 정보를 전해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정보가 바로 친구가 일하던 엔터사의 역린을 건드린 정보였음에도 그걸 모르고 풀어버렸던 것. 그런데 정작 그 정보를 풀고 나니까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전혀 특정될 만한 정보가 아니었다. 어느 정도냐면 친구가 일하는 엔터사 법무팀과 협력해서 일했던 변호사.....가 아닌 변호사의 사무직원조차 알고 있었다. 

 


 친구가 일하던 대형 엔터사가 소속된 기업은 주주총회에 소액 주주가 왔다는 것만으로 겁을 잔뜩 집어먹은 채 30분 만에 주주총회를 끝내버렸다고 한다. 대기업이란 것들이 보통 쫄보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아이즈원한테 지들이 잘못한 걸 아는 건지 아니면 최근 중국 관련 이슈에 대해 따지러 온 주주라고 생각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한심해도 너무 한심하다. 당당하지 못할 거면 주주총회를 왜 여는데? 

 

 아이즈원 해체로 충격 받은 팬들 중에는 갑작스런 스트레스로 속이 망가지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하기사 보통 크게 뒤통수를 맞은 게 아니니. 뒤통수가 아니라 당수에 뒷목을 찍혔지. 목뼈가 부러져 죽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마저 든다. 법적으로 말해볼까? 콘서트 환불이 불가능한 시점에 해체 공지를 낸 것은 고소를 계획해볼 수 있는 행동이었다. 혹여나 아이즈원에게 피해가 갈까 봐 참는 위즈원에게 고맙게 여기고 위즈원이 원하는 대로 전부 해줘라. 그게 그들이 취해야 하는 마땅한 태도다.

 

 이번에도 회사들은 소속 연예인으로 타짜를 찍고 있다. "쫄리면 뒤지시던가"라는 대사가 막 들려온다. 잊지 말자.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플라스틱 카드가 아니라 사람이다. 아이즈원은 사람이다. 마음이라는 게 있다. 마음은 한 번 다치면 회복하기가 아주 어렵고, 아이즈원 멤버들은 이미 충분히 마음이 다쳐있는 상태다. 재작년에 아이즈원의 마음을 다치게 한 사람이 누굴까? 바로 지금 타짜를 찍으며 아이즈원을 무생물 취급하는 당신들, 기획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