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RBW 하나의 중국 선언문 실수, 한국 연예계에 침투한 중국 자본

즈라더 2021. 3. 31. 11:23

 중국에게 투자의 개념이 뭘 의미하는지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그 투자를 받고 있는 연예계에서도 모른다. 중국은 꽁돈을 주지 않는다.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노래를 만들라는 의미에서 투자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곳저곳에 투자해서 발을 걸쳐놓고 그 회사가 주는 돈을 열심히 빨아먹다가 괜찮은 것 같다 싶으면 투자를 더욱 한다. 그리고 그 투자를 바탕으로 야금야금 경영권에 접근하며 빌미(경영이 방만하다거나 매출이 안 나온다거나)가 잡히면 여타 투자자들을 설득해서 '회사를 정상적으로 만들겠다'는 주장과 함께 집어삼켜버린다.

 

 한국 연예계에는 계속해서 중국의 돈이 투입되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은 한국 연예계처럼 쉽게 잡아먹을 곳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한국의 중소 기획사 사장들은 경영의 기초조차 안 된 한심한 수준일 때가 빈번하고, 프로듀싱마저도 기본에 충실하보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바람에 헛발질만 잔뜩하는 조잡한 실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들은 빌미를 잡아 경영권을 빼앗기 딱 좋다. 이미 수차례 중국 자본이 경영권을 뺏으려다가 대중의 반발 혹은 소속 연예인들의 반발로 실패한 사례가 줄잇고 있지 않나.

 

 그런데 이런 와중에 중국의 투자를 더 받겠다고? 이런 방식으로 중국이 먹어치운 회사 중엔 헐리우드의 회사도 있다. 헐리우드도 버틸 수 없는 중국 자본을 기껏 자본금 20억 안팎의 중소기업 소리 듣기도 민망한 소형 기획사들이 막겠다고? 그 착각 접어두시라. 다시 말하지만 중국인의 개념에서 '투자'는 곧 그 회사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를 의미한다. 

 

이게 해당 선언문이다

 

 어제 RBW 인스타그램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선언문이 올라왔다가 삭제되었다. 중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였던 RBW에서 그런 글이 올라왔다는 사실에 많은 이가 경악했다. RBW는 이에 대해 직원 개인이 단독적으로 저지른 일탈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아마 RBW의 해명이 맞을 것이다. 연예 기획사의 SNS 계정은 다양한 언어로 게재되기 때문에 외국어가 가능한 담당자 혹은 현지인 담당자가 돌려서 쓴다. 아마 중국 쪽을 담당한 사람이 의도적으로 RBW를 엿 먹였거나 자기 인스타그램 계정에 쓸 글을 기획사 계정에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해프닝은 이제 그렇게 단순히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잘 생각해보자. 왜 중국어 담당자가 필요할까? 중국에서 잘 팔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자본은 단순히 투자의 개념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 구매력 역시 중국 자본이다. 중국인들은 자신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전세계를 농락하고 있다. 디즈니는 뮬란으로 중국에 아첨을 했고, 아이언맨3 당시엔 중국 버전을 따로 만들어서 상영했다. 음반 전체 판매량의 절반 정도가 중국에서 나오는 블랙핑크는 중국인의 반발로 유튜브의 자체 컨텐츠를 검열했다. 아이즈원도 중국인의 반발을 아예 무시할 수 없어서 그들을 달래는 스케줄을 잡아주기도 했다. 이렇게 중국 자본이 끼어들면 자유가 사라진다. 그리고 점차 그들이 하자는 대로 끌려가게 된다. 

 

 RBW는 이번에 중국인의 맛만 봤다. 독하진 않고 비릿하게 묻어나는 수준이다.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정치색을 중국에선 할 수조차 없는 인스타그램에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RBW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이 어느 타이밍인지 한 번 보자. 연예계에 흘러들어오는, 한국에 흘러들어오는 중국 자본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되고, RBW는 마마무의 완전체 재계약 협상에 한창인 시점이다. 해당 직원의 의도와 별개로 회사가 정신없는 타이밍에 빅엿을 날린 셈이 된다. RBW는 이제 하나의 중국과 관련해서 중국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응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했다. 

 

 이렇게 한국 연예계는 기로에 섰다. 이대로 중국 자본에 잡아 먹혀버리느냐, 아니면 한국 대중의 의견에 따라서 자립성을 지키느냐. 전자가 돈은 더 번다. 한참 거품 경제의 중심을 지나고 있는 중국의 구매력은 전대미문이라 할 수준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만 연예인이나 제작자들은 중국에서 막대한 돈을 쓸어담고 있다. 이제 겨우 21살이 된 오우양나나는 자산만 800억이 넘는다고 한다. 그 대신 대만 연예계는 아직도 회복을 못 하고 있고, 앞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긴 한지 의문인 상태다. 새롭게 떠오르는 대만 출신 연예인들도 전부 중국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면서 한국 연예 기획사와 대중이 어느 쪽을 선택할지 한 번 지켜보자.

 

뱀다리) 자본 잠식 상태에 있던 연예 기획사 몇 군데가 중국 자본으로 버텨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진짜로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