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인시던트, 멕시코의 사회가 담고 있는 것

즈라더 2019. 1. 30. 00:00

 설정 좋고, 저예산의 한계를 타파하려는 연출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한결 같이 좋은데, 너무 완벽해서 허망한 반전과 세계관의 음습함이 약간 불쾌한 <인시던트>.


 이 불쾌감은 반전의 아귀가 안 맞아서 그런다기보다 탈출구가 지나치게 없는 클라이막스가 끌어내는 당연한 반발 의식이다. 죄의식을 전면에 내세워 스스로 지옥으로 걸어들어가게 하는 <트라이앵글>의 합리성도, 반전 하나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게 되는 <아이덴티티>와도 다르다. 반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인시던트>의 세계관은 희생과 그 희생을 강요하는 듯한 누군가(어쩌면 신?)의 음습한 손길이 한가득해서 몰아치는 교차편집으로도 불쾌감을 막지 못 한다.



 그 음습함을 보다 보면,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대를 보내왔고 지금도 보내고 있는 멕시코와 남미의 사회에 관심을 두게 된다. 간접, 은유로 등장하는 술과 마약에서 <인시던트>가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반영했음을 확신했다. 설정만 보고 오락적 미스테리나 서스펜스를 기대했다간 디테일하게 구성된 시대의 한숨에 피곤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참고로 <인시던트>는 라울 멘데즈의 원맨쇼나 다름없다. 그의 팬이라면 무조건 감상해야 하는 영화다.


 * 엔스토어에서 1200원 밖에 안 한다.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