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어느 사이트였던가 오우양 나나라는 대만 배우의 사진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반응이 좋은 정도가 아니라 이미 수많은 사람이 오우양 나나를 알고 있는 걸 보며, 대체 누구길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인기를 끌어모았나 싶었던 기억이 난다. 배우가 되기 전에 이미 SNS로 스타일리시한 자태를 뽐내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모양이다. 지금은 주로 미국에 거주하며 중국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에 대해 뜻밖의 정보가 있는데, 오우양 나나의 본업은 첼리스트다. 그것도 적당히 잘하는 첼리스트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천재 첼리스트며, 지금도 음악 공부를 하고 있다던가. 대만인들은 오우양 나나를 한국인이 김연아를 보듯 아끼고 사랑해줬다고. 그러나 오우양 나나는 시원하게 대만인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양안 논쟁. 대만을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 쯔위 사태 이후 독립적 행보를 시작한 대만은 거듭 대외 공방을 거치며 남한과 북한처럼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오우양 나나는 본인은 중국인이란 의식을 지니고 있으며,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대만의 팬들은 경악했다. 배신자라느니 매국노라느니 하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왔던 모양이다. 쯔위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멀쩡하게 대만의 국기를 흔들던 쯔위를 억지로 사과시킨 건 어디까지나 JYP의 실수였으니까.
사실, 딱히 놀라운 일도 아니다. 오우양 나나의 아버지가 중국 국민당의 대변인이기 때문이다. 대만의 정당임에도 앞에 '중국'을 붙이고 있는 걸 보면 알겠지만, 중국에서 창당되어 국공내전에서 패전하며 대만으로 도망친 역사의 정당 중 하나다. 국민당은 일당독재로 인권을 탄압했으며,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재야 인사들과 학생들의 노력을 사형으로 연결시킨 악덕 정당이다. 그런 국민당의 대변인이 아버지인데 대만 독립을 지지할 리가 있나.
아래로 그 화제의 인물인 오우양 나나. 왜 인기가 있는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사실, 오우양 나나뿐 아니라 양안 문제에 대해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 대만인은 많이 있다. 돈 앞에선 아무것도 의미가 없는 게 자본주의 세상 아니겠나. 중국은 고정 예능 한 시즌만 출연해도 수억씩 벌어들일 수 있는 나라다. 시청률 1% 정도 되는 드라마의 주연을 맡으면 수십억을 우습게 벌어들인다. 오우양 나나가 SNS로 자신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이 '자본'을 인질 삼아서 오우양 나나를 협박했기 때문이었다. 오우양 나나의 아버지가 국민당의 대변인임에도 '대만 독립'을 언급했다는 소문이 돌자 중국 연예계에서 오우양 나나 '삭제' 작업에 들어갔고, 이에 겁을 먹은 오우양 나나가 성명문을 올린 것.
어린 애기데리고 정치 놀음을 한 꼴이라 씁쓸하기도 하고. 정작 오우양 나나의 아버지는 대만 독립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