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그저 빈 디젤 스타일, 트리플 엑스 리턴즈

즈라더 2020. 6. 12. 06:00

 딱 1년 만에 <트리플 엑스 리턴즈>를 봤다. 참 엉뚱한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쇼를 위한 억지를 늘어놓는다. 그래놓고 그 수많은 억지를 용서하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볼 거리 많으니까 그럼 된 거 아니냐면서.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분노의 질주>와 궤를 같이 한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가족'을 '트리플 엑스'로 바꾸면 딱 맞아떨어진다. 질펀한 여자 문제만 적당히 정리하면 <분노의 질주> 스핀오프라고 해도 믿겠다 싶을 정도다. 극의 분위기 측면에선 분명히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보다 <트리플 엑스 리턴즈>가 <분노의 질주>란 이름에 더 어울린다. 





 볼거리는 기가 막히게 많다. 바다 체이싱 장면부터 견자단의 원맨쇼, 짜릿한 마지막 탈출씬으로 액션을 수놓고 디피카 파두콘과 니나 도브레브란 핫한 여배우로 눈을 호강케한다. 꽤나 억지스럽게 크리스 우를 출연시킨 덕에 여성의 눈을 즐겁게 해줄 배우도 존재한다고 할 법하다. 유치찬란하고 황당하긴해도 어쨌든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기대했던 것들을 그대로 옮겨온 액션들이기에 익숙할 것이다.





 영화는 중국 시장을 노리고 크리스 우를 캐스팅한 덕을 톡톡히 봤다. 그의 흥행파워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중국의 영화 시장을 제한 없이 마음껏 누빌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북미에선 흥행에 실패한 대신 전세계 3.5억 달러를 벌어들여 크게 흥행했는데, 그 흥행 수입의 3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아무짝에 쓸모없는 캐릭터까지 만들어서 투입시킨 값어치를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유치함과 짜릿함이 혼재하는 액션과 배우들 보는 재미를 제외하면 특이할 것 없는 영화다. 오프닝부터 시작되는 두 집단의 '경쟁'은 목적이 불분명하기에 몰입하기 어려워서 그저 눈만 계속해서 호강하는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쯤되니 이러한 빈 디젤의 공통된 영화 스타일은 그 자체로 매력이 된 것 같다. 아무짝에 애정도 없는 이 영화를 견자단의 액션과 디피카 파두콘, 니나 도브레브의 미모를 보려고 벌써 3번이나 봤다. 이야기 자체론 인상에 남는 구석이 전혀 없어서 금방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게 뜻밖의 호재로 작용했다. 볼 때마다 '이런 장면이 있었나..' 하고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