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에서 발전하지 못하고 스턴트 쇼를 펼쳐냈던 <존 윅2 - 리로드>와 달리 <존 윅3: 파라벨룸>은 분명히 발전한 영화다. 블루레이로 또다시 감상하고 나니 그게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
워낙 스턴트의 분량이 많다 보니까 동작이 반복되는 건 어쩔 도리가 없지만, 그래도 그 지긋지긋한 동작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걸 보기란 여간 괴로운 게 아닌 법이다. 그런 측면에서 <존 윅2 - 리로드>는 실패작이라 할 수 있으며, 자연스레 <존 윅3: 파라벨룸>에 대한 개인적 기대치가 폭락한 바 있었다. 그러나 <존 윅3: 파라벨룸>은 다채로운 무기를 활용해서 그 구태의연한 스턴트를 해결했다. 다양한 종류의 나이프, 둔기, 말, 개, 일본도, 다양한 종류의 총, 오토바이 등 기발한 무기들이 잔뜩. 덕분에 보는 내내 '이번엔 무슨 무기를 쓸까'하는 기대를 하게 한다.
그런 스턴트를 더욱 멋지게 살려내는 게 영화의 사운드 디자인. 특히 총격음 디자인은 세상 모든 영화가 레퍼런스로 삼아주길 바라게 될 만큼 훌륭하다. 격발음, 총기파열음, 잔향, 궤적음, 탄착음까지 깔끔하게 소화해내어 이 정도면 마이클 만 영화에 비견할 만하단 생각이 들게끔 한다.
한편, 영화의 세계관은 완벽하게 무협에 정착한다. <존 윅2 - 리로드>에서 얼핏 보여줬던 세계관을 확장시켰는데, 존 윅을 천하제일의 살수, 평의회를 무림맹으로 두고 정리하면 <존 윅3: 파라벨룸>을 아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존 윅4>는 존 윅이 개방과 함께 자신을 배신한 문파를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무림맹을 박살 내고 반지를 되찾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 중국의 무협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은 매우 익숙할 것이다.
이하 스크린샷은 <존 윅3: 파라벨룸> 한국판 블루레이 원본 사이즈 캡쳐. 누르면 커진다. 화질이 대단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