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블루레이 본편 정보

<이스케이프 룸> 재미는 있는데 밋밋해

몰루이지 2019. 10. 3. 12:00

 <이스케이프 룸>을 방탈출 게임의 하드코어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밀실 탈출 스릴러로선 나름 현대화(?)를 한 셈인데, 아쉽게도 상하가 바뀌는 방까지만 신선했다. 그 신선함도 민폐 캐릭터가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열심히 서로를 위해가며 탈출하는 파티원들은 탈출 자체보다 민폐 캐릭터와 전투를 벌이는데 집중했던 그간의 여러 영화보단 훨씬 낫다.


 그러나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문제가 노출된다. 복선만 깔아두고 별다른 움직임을 안 보이던 캐릭터가 느닷없이 본색을 드러내며 허탈하게 하고, 밝혀진 사건의 실체는 진부하다 못 해서 일본만화 어딘가에서 수천 번은 본 것 같은 기시감으로 도배를 했다.


 한편, <이스케이프 룸>을 보게 한 결정적 이유인 데보라 앤 월은 그녀 특유의 신 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줄 기회를 잡지 못 하고 낭비되었다. 그녀를 엉뚱하게 낭비해가면서 대신 담아둔 건 스키니 패션 근육을 자랑하던 제이 엘리스의 한심한 연기. 수지타산이 안 맞는 선택이란 생각이다.


 당도 100 버블티를 주문했는데, 직원으로부터 건강에 유의하라는 딴지와 함께 당도 50 버블티를 받은 듯한 기분이다. 분명히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밋밋하다.


 이하 스크린샷은 <이스케이프 룸> 한국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다. 누르면 커진다. 깔끔한 영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화질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