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훈련소 입소할 때의 이야기다.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과거 논산 훈련소 입소대대는 연병장에 모인 뒤 차례대로 건물 뒤편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었다. 내 윗세대에선 건물 뒤로 이동해서 부모님이 보이지 않는 시점부터 바로 체벌을 가하곤 했다는데, 내 세대는 그런 것 없이 바로 생활관(막사) 앞에 모여서 설명을 들었다. 생활관의 전면에는 다음과 같은 현수막이 있었다. "대한민국 국군은 욕설과 폭행을 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어도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걸 보고 '진짜로? 에이 설마'하고 생각했던 내 뒤로 조교가 소리쳤다. "야이 X발, X새끼들이 X나 말 안 듣네. 대가리 박고 싶어? 시작부터 몸에 상처 좀 내줄까?" 웃음이 나오는 걸 참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현수막은 눈에 들어온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