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제이팝의 케이팝 카피, 위기에 직면할 한류

즈라더 2019. 9. 9. 18:00

 일본의 찌라시가 '중한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소개한다길래 보니까, 그냥 중국 엔터테인먼트 소개에 가까웠다. 앞으론 케이팝이 아니라 씨팝(욕 아님)이 대세가 가능성이 보인다고 한다. 한국보다 중국을 앞에 둔 것에서 알 수있 듯 케이팝을 비하하는 것으로 양념도 살짝 했다.[각주:1] 당연히 제이팝만이 씨팝과 대적할 수 있는 존재라고 치켜세운 기사다.


 케이팝을 완전히 카피해서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시작한 씨팝의 규모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케이팝 그룹에 있던 중국인 멤버들이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요구한 뒤 중국으로 도망친 [각주:2] 사례가 수도 없이 많고, 오히려 한국의 기획사들, 방송사들이 노하우를 직접 전달해주기까지 했다. 덕분에 케이팝의 노하우는 중국에 통째로 흘러들어갔다. 즉, 중국 공산당이 자국 문화에 적용한 각종 규제를 푼다는 전제 하에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변할 거란 생각이 안 든다. 오히려 제이팝이 본격적으로 케이팝을 카피하기 시작한 지금, 제이팝이 케이팝을 잠식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아직은 가수들의 실력이 많이 부족한 탓에 '카피' 수준에 불과하지만, 우직하게 카피를 반복하다보면 언젠가 성과가 나올 거다. [각주:3]게다가 무조건 제이팝과 씨팝을 멸시하는 케이팝 팬덤의 성향 때문에 케이팝 자체가 갈라파고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갈라파고스화하면 퀄리티가 수직 하락한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로 증명되었으므로 그 틈을 제이팝이 노리면 케이팝의 입지가 무너질 여지도 존재한다.


 물론, 씨팝에 중국 공산당이란 걸림돌이 있는 것처럼 제이팝에도 걸림돌이 있는데, 바로 노래 실력이다. 언어의 구조 탓인지 일본의 가수들의 노래 실력은 기본 창법부터가 완전히 어긋나있다. 그래서 한국의 제이팝 팬덤이 '노래란 창법이 아닌 감성'이라고 주장하며 정신승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참 화제라는 일본의 그룹 보컬들이나 신인 아티스트들의 보컬 실력은 한국 여성 보컬리스트들은 둘째치고 갓데뷔해서 미완성인 케이팝 그룹 리드보컬조차 따라가지 못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케이팝 그룹에서 메인 댄서로 활약하는 일본인 멤버는 많이 있어도 메인 보컬로 활약하는 일본인 멤버는 거의 없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케이팝의 중국인 멤버들은 멀쩡하게 보컬로도 활동하는 걸 보아 역시 언어 구조의 문제인 듯하다.



  1. 한일 월드컵을 일한 월드컵으로 부르는 것처럼 일본은 어느 나라를 먼저 쓰느냐를 상당히 중요시한다. 일본에 결승전을 양보하고 공식 명칭을 '한일 월드컵'으로 정했음에도 끝까지 일한 월드컵이라 부를 정도니 말 다했다. [본문으로]
  2. 그래서 전세계 케이팝 팬덤은 그룹에 있는 중국인 멤버를 매우 불안하게 바라본다. 중국으로 도망친 이들을 '둘기'라 통칭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3. <프로듀스101 재팬>으로 쿨재팬 정책을 한국에서도 시작한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프로듀스101 재팬>은 사실상 케이팝을 카피해서 케이팝 팬덤을 와해시키려는 프로젝트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