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한일 무역전쟁, 탈덕한 덕후가 제일 무섭다더니

즈라더 2019. 8. 31. 00:00

 등 돌린 팬처럼 무서운 게 없다는 사실은 이번 한일 무역전쟁으로도 알 수 있다.


 그간 일본의 연예인, 언론이 저질러온 혐한 행동이나 우익 행동 등은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면 누구든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혹여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그걸 좋아하는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생길까봐 불안했기에 모르는 척 쉬쉬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놨던 기조가 이번 일본의 자폭에 깨져버렸다.



 10년도 넘게 지난 혐한 자료가 발굴되어 올라오고, 그간 일본 언론이 한국을 대상으로 해온 날조가 전부 다 까발려지는 중이다. '아직 안 끝났지롱'이라는 듯 하루에 몇개씩 예전 예능 동영상이나 연예인 혹은 언론인의 트윗 발언이 캡쳐되어 올라온다. 아는 만큼 공격할 것도 많은 게 팬이다. 그래서 등 돌린 팬이 제일 무섭다고 말한다. 일본 대중문화에 익숙하거나 일본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그간 일본이 저지른 만행들을 뒤지고 다닌다.


 지금 한국인들이 제일 열 받는 부분은 한국은 그렇게 안 했다는 점이다. 일주일 동안 방송국의 메인 예능 중 하나는 일본 여행을 다루고 있었을 만큼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었고, 한국 방송에서 타국을 까내리는 일은 웬만해선 없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일상처럼 비하하고 날조하고 조롱해왔던 걸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의미 있는 사건이다. 그간 일본을 싫어는 했어도 일본을 잘 알진 못 했던 게 한국이었다. 아니, 애초에 크게 관심이 없는 쪽에 가깝다. 특히 지금 10대 20대는 일본이란 나라 자체를 무시하면서 살아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일본이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