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기도라가 만들어낸 지옥도

즈라더 2019. 8. 28. 18:00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멍청한 신념을 지닌 박사가 저지른 만행 같은 걸 무시해도 될 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 매력이란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몬스터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 <콩: 스컬 아일랜드>가 줬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도 남는 결과물이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볼거리 중 가장 놀라운 건 기도라가 만들어낸 지옥도다. 화염 폭풍 속에서 번개를 내뿜는 기도라의 살벌한 자태는 4K 블루레이의 HDR을 타고 화면에 공포를 뿌려놓는다. 기도라가 횡포 부리고 다니는 장면을 본 것만으로도 흥분해서 잠이 안 오는 사람도 있을 터. 따라서 이 영화는 반드시 해야 했던 최소한의 역할 만큼은 확실하게 수행해냈다고 말할 수 있다.


 단, 개인적으로 화면비로 시네마스코프를 선택한 건 실수라 생각한다. 전작인 <고질라 2014>가 '무토'란 가로 지향적인 몬스터를 등장시켜 시네마스코프를 아름답게 수놓았지만,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세로 지향적인 여러 몬스터들을 고려할 때, <퍼시픽 림>처럼 비스타비전으로 제작되어야 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엔 화면 질감과 색감이 수시로 바뀌는 장면이 잔뜩 있어서 허술함의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 같은 장면임에도 헤어 스타일이나 소품의 상태가 바뀌기도 하며, 이는 곧 재촬영을 아주 다급하게 진행했음을 말한다. <로그 원>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성공하면서 재촬영을 유행으로 만드는 바람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일제히 미쳐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