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살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언제나 하던 걸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것에 불과하다. 그 언제나 하던 것들이 그의 영화의 매력이니 만큼 <세 번째 살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언제나와 같은 즐거움을 줄 것이다. 특히, 세 번째 살인이 벌어질 때 투영된 죽음의 이미지는 섬뜩하게 고레에다 히로카즈답다. 걸림돌이 하나 있다면,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연기력 정도.
판을 뒤엎는 것조차 허튼 수작을 부리기보단 모호함으로 줄다리기를 선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연출과 달리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혼자서 과장 연기를 거듭한다. <세 번째 살인>에서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맡은 역할은 그간 해왔던 역할과 달리 변주의 강도가 꽤 쎈 편인데, 그걸 깔끔하게 소화해내지 못 한 인상이다.
개봉한지 2년이 넘게 흐른 <세 번째 살인>이지만, 블루레이가 한국에 정식으로 출시된 건 올해 초다. 덕분에 글을 쓰면서 시간여행이라도 한 기분. 늦게 나왔다고 블루레이 퀄리티가 좋은 것조차 아니라서 조금 씁쓸하다. 해상력이야 본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카메라 활용법에서 비롯된 거라 하더라도 아작난 암부에 대해선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하 스크린샷은 <세 번째 살인> 한국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누르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