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걸그룹/아이즈원

아육대에서 김채원과 유나가 넘어진 걸 보며 끄적끄적

즈라더 2019. 8. 14. 12:00

 추석 아육대에서 또 부상이 나올 뻔했다고 한다. 아이즈원 김채원과 있지 유나 두 사람이 계주 과정에서 넘어졌다. 보이 그룹 중에도 누가 넘어졌다고 해서 뒤져봤는데, 아무래도 걸그룹 특화인 내 정보력으론 한계가 있는 듯. 이번 역시 언제나처럼 미끄러운 트랙이 문제였다던가.


 잘 이해가 안 간다. 아육대가 이렇게 오래도록 지속되는 건 인기 걸그룹, 보이그룹 멤버들이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 나름 즐겁고, 그게 시청률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누구 말마따나 음악방송의 출연권을 걸고 억지로 하는 캐스팅이라면 날고 기는 걸그룹, 보이그룹을 섭외해도 개런티가 많이 발생하진 않을 터. 즉, 아육대는 돈이 된다. 그렇게 돈이 되는 방송을 만들면서 매번 지적받는 트랙의 문제 등을 해결할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청률이 잘 나오긴 하지만, 트랙을 교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나오진 않는다는 게 원인이라면, 이 방송은 폐지하는 게 맞다. 


 탈출구라면 얼마든지 있을 거다. 관람객에게 적당한 수준의 입장료를 받는다거나 함으로써 제작비를 확보하고 그거로 완벽한 경기장을 구할 수 있다면 최고의 결과물 아니겠는가. 지나치게 비싼 입장료가 아니라면 팬들도 어느 정도 용인해줄 거다. 부상 당하는 것보단 훨씬 나으니까.



 출연진의 부상을 감수하고 만드는 방송을 어떻게 환영하겠나. 예전에 아키모토 야스시가 프로듀싱하는 일본의 오디션 방송에서 체감 온도 40도에 육박하는 기온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하나 없이 연습생들을 몰아넣어 혼절하는 이가 나왔는데, 이를 '열정과 근성'으로 아름답게 포장하는 꼴을 보며 아키모토 야스시나 제작진이나 정말 완전히 돌아버렸구나 싶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MBC 역시 아육대에서 부상을 당한 보이그룹 멤버를 두고 똑같이 포장하는 꼴을 본 적이 있다. 그 멤버는 지금도 부상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김채원이 넘어지는 모습은 꽤나 충격이었다. 축구를 오랫동안 보는 사람들은 예전에 이동국이 아드보카트호의 황태자로 군림하며 부동의 주전이던 시절, K리그 경기에서 발목을 접질러 월드컵 꿈이 무산되었던 걸 기억할 것이다. 딱 그런 형태로 넘어졌다. 축구나 농구 등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넘어지면 중계진이 바로 얘기한다. '아, 이건 부상이 심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다행히 김채원은 몸이 아주 가벼운 덕인지 괜찮은 모양이다만, 팬들로선 아찔한 순간이었다. 



 계속 이꼴로 엉성하게 진행할 거면 때려쳐라.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게 철저하게 장비를 갖추던가, 아니면 폐지하던가. 둘 중의 하나를 하지 않으면, 참가 연예인의 팬들은 아육대의 폐지를 언제나 간절하게 바라게 될 것이다. 안 그래도 남녀의 만남의 장이 된다는 정보가 나온 이후 아육대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진 바다. 프로페셔널하게 하잔 말이다. 케이팝은 월드와이드로 나간다는데 왜 아육대는 80년대 안전불감증 수준의 가학적 방송으로 퇴화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