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한국과 일본의 산업이 분리, 다름을 확인한 무역전쟁

즈라더 2019. 8. 9. 06:00

 일본의 무역 공격의 여파는 뜻밖의 분야로도 퍼지고 있다. 한 예로 세탁 업계가 있다. 일본은 세탁 관련해서 대단히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했었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일본의 세탁 기기들이 세탁소에 들어가고 있다. 이건 한국이나 그 외 다른 나라의 기기들이 현시점에도 일본보다 많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옛날부터 써왔던 거라 관성처럼 들어가는 것이다. 오히려 기기 비용과 수입해오는 비용을 생각하면 그다지 메리트가 없는 게 현실이다. 그저 기기를 설치해주는 장비 업자들과 그 기기를 이용해 일을 할 세탁소 사람들의 손에 익은 기기일 뿐. 그런데 이게 변하고 있다.


 불안하지 않겠나. 수입 규제에 들어간 마당에 다른 분야에 손 대지 말란 법이 없다. 느닷없이 규제가 들어와서 고생하는 것보단 미리미리 작업을 해서 일본 기기로부터 탈출하잔 얘기가 확실하게 나오고 있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근 몇년 간 세탁소를 창업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일본에서 들여오는 기기의 가격에 불만을 품으면서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기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업자들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금씩 바꾸던 걸 이제 급하게 바꿔보자는 이야기가 된 셈. 


본문과 관계없는 사진


 자, 여기서 아베 신조의 미련함이 드러난다. 한국이란 나라를 잘 이해하지 못 한 것이다. 그가 불안에 빠진 한국인들이 정부를 질타하고 정권을 끌어내릴 거라고 생각했던 건 거의 99% 사실이다. 어용 언론이 되어버린 산케이와 NHK의 논조, 고노 타로의 발언 등을 통해서 확인이 되는 바다. 그러나 한국인은 오히려 일본 제품의 불매를 외치고 여러 분야에서 탈일본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이번 일로 한국인 역시 일본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지금 일본의 중소 기업들이 큰손님들을 다 잃게 생겼는 데도 크게 반발하지 않는 걸 이해하지 못 한다. 지금 상황에 반발을 하지 않는다는 건 한국인으로선 황당한 일이니까. 일본 정부에 분노를 표하지 않는다면 한국 정부에라도 분노를 표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모양새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국을 대신할 만큼 큰손님이 생겼나했더니 그것도 아닌 듯하고. 당분간 일본 정부에서 자금을 융통해준다 약속이라도 했나 싶을 지경이다.


 이번 무역전쟁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모자람이 없다. 한일 양국의 국민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정말 꿀잼일 듯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