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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스틸, 이걸 또 감상하고 끄적끄적

즈라더 2019. 7. 19. 06:00

<맨 오브 스틸> 블루레이를 또 감상하고 끄적끄적.



1.

테렌스 멜릭이 자주 써먹는 연출 기법을 끌어다 영화 전반에 뿌려놓은 잭 스나이더. 그 덕인지 <맨 오브 스틸>은 그의 영화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란 얘길 듣는 영화다. (테렌스 멜릭의 스타일은 이미 리들리 스콧, 크리스토퍼 놀란 등이 블록버스터에 이식한 바 있어서 익숙한 맛이다.) 그러니 이제와선 틀린 선택이라 주장해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 그리고 테렌스 멜릭의 영화를 참 좋아라하는 내가 테렌스 멜릭 따라했다며 계속 딴지거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그냥 즐기면 될 것을.


2.

<맨 오브 스틸>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사이즈의 영화다. 2억 달러를 훌쩍 넘는 무지막지한 제작비를 쏟아부었고, 잭 스나이더는 그 제작비를 뛰어넘을 법한 사이즈를 한껏 영화에 담았다. 요새는 이런 사이즈의 영화를 보기 어렵다. 헐리우드는 대중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서 영화의 사이즈를 줄이고 누더기가 된 각본을 가져다 재촬영을 밥 먹듯이 하며 제작비를 낭비한다. 최근 <맨 오브 스틸>처럼 제작비를 뛰어넘는 사이즈의 영화를 꼽자면 <아쿠아맨> 정도인데, 이것도 코스튬의 퀄리티를 상당부분 포기한 결과물이다. 아마 앞으로도 <맨 오브 스틸> 사이즈의 영화는 보기 어려울 거다.


3.

2010년대의 몇 안 되는 필름 촬영 히어로 영화 중 하나다. 제작비를 굉장히 많이 아낄 수 있는 디지털 촬영이 영화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시대라서 유니크하다. 잭 스나이더는 <저스티스 리그>까지 필름으로 촬영했는데, 아쉽게도 영화를 뒤엎고 재촬영한 조스 웨던이 디지털을 사용하는 바람에 온전한 필름 영화로 남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