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기계픽 사재기 역주행으로 신뢰를 잃은 음원차트

즈라더 2019. 7. 5. 18:00

 역주행이랍시고 거짓말하는 기계픽 가수가 너무 많다. 개나 소나 다 역주행을 하고 앉아있는데 어디서 화제가 되고 어디서 마케팅을 했냐고 물으면 죄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란다. 난 왜 그 화제의 가수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못 본 걸까. 내가 매일 같이 타이핑하고 있는 그 앱은 유사앱인 걸까?


 본래 역주행이 대단한 건 음원 차트 이용자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었다. 멜론만 따져도 100위 안에 들어가려면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EXID 같이 역주행에 성공한 가수가 놀라웠던 거고, 나름 팬덤 확보한 보이그룹, 걸그룹들이 100위 안에도 못 들어가서 고생하는 거다. 그러나 지금은 듣도 보도 못 한 가수가 음원을 내자마자 60위 안에 들어가고 얼마 안 있어서 20위 안에 들어간다. 그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안 내려오고 꾸준히 유지한다.



 이제 음원 차트를 신용할 수 없게 되었다.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기계 스트리밍으로 순위를 올리는 가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 가끔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순위를 올리는 가짜 역주행이 많아지면 팬덤 확고한 그룹 가수들이 아니라 다른 실력파 가수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 진짜가 올라가려고 해도 가짜들이 기계로 진로를 막아버리니까. 어차피 팬덤 큰 그룹 가수들은 음원 차트에서 기대 만큼 성공 못 해도 돈 벌 구석은 넘쳐나니 피해랄 것도 없다. 자존심이 상할 뿐. 참고로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멜론 실시간 차트 50위 안에서 기계픽일 가능성이 99%인 노래만 15개가 넘는다.



 공중파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어도 진입조차 어렵다는 음원 차트. 음반 판매량만 10만이 넘는 그룹 가수들도 잠깐 올라왔다가 빛의 속도로 사라지는 음원 차트. 기계들에겐 너무나 공략하기 쉬운 법의 사각지대가 되어버렸다. 한국의 음원 차트들은 케이팝의 화제성 덕분에 실시간으로 외국에 생중계된다. 무덥디 무더운 한국의 여름 한가운데 겨울 발라드가 상위권을 모조리 차지했다. 시베리아 기후라고 오해하는 외국인이 있지 않을까하는 농담도 떠오른다.


뱀다리1) 참고로 이 문제가 발생하는 건 멜론 차트만이 아니다. 그래서 '음원 차트'라고 통칭했다.


뱀다리2) '내가 만들었지만, 사는 것도 내가 한다'는 기계픽을 뭐가 어쨌든 소비 행위인 팬덤 스밍과 동일시하는 바보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사기 행위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