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영화 유튜버의 길은 이제 닫힌 걸까

몰루이지 2019. 6. 30. 18:00

 한 때, 나처럼 영화 블로그를 운영하며, 다음 뷰 랭킹 경쟁을 했던 블로거들은 대부분 블로그를 그만뒀거나 유튜버로 전업한 상태다. 여기서 빠르게 유튜버로 전업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졌다.


 유튜브가 한참 핫하게 떠오르던 시절엔 저작권 제재가 심하게 엄격한 편은 아니었는데, 이 시기에 붐을 타고 구독자 수십만을 쌓은 유튜버들은 영화 내용을 거의 대부분 넣은 <출발 비디오 여행> 수준의 영상을 올려도 제재하지 않는 반면, 뒤늦게 유튜브로 넘어간 블로거들은 영화 영상을 사용했다며 잘린 영상이 태반이다.


 그래서 지금 새롭게 영화 유튜버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최소 1년 정도 돈을 아예 벌 생각 없이 노력해야 한다. 구독자가 적고 조회수가 적으면 광고를 아예 배치조차 못 하는 데다 광고 승인이 나더라도 저작권이나 음란물로 잘려나가는 일이 잦으면 광고 활성화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참 비겁한게, '봇이 하는 거다'라는 X소리 지껄이며 인기 유튜버와 비인기 유튜버를 차별한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본문과 관계 없는 사진


 10년 전부터 알고 있던 영화 블로거가 유튜브로 진출했는데, 내게 내레이션을 해달라고 부탁해왔다. 공짜로 해줄 순 없다고 하자,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거 알지 않느냐고, 1년 죽어라 해도 구독자 1천 모으기가 어려운 시대라고 애처롭게 부탁을 하길래 승낙을 했다. 그러나 딱 일주일 뒤, 유튜버를 그만둔다는 연락이 왔다. 다른 분야는 어떤지 몰라도 영화 유튜버는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 되어버렸다나. 예고편 영상을 가져다 편집해도 저작권으로 삭제되길 반복하니 이젠 구독자가 수백 단위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그 분은 40살이 넘어서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할 판이 되었다.


 사실, 근래 유튜브 쪽에 내 컨텐츠를 올려볼까 하고 (내 목소리 빠와를 믿고!) 영상 편집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힘이 쭉 빠졌다. 아, 많이 늦었구나하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