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코코도르 디퓨저, 페브리즈 방향제 탈취제

즈라더 2019. 6. 9. 06:00

 집에서 안 좋은 냄새나는 꼴을 못 봅니다. 그래서 예전엔 방에 빨래를 널어놓지 않는 날이 없었어요. 섬유유연제 향이 항상 방 안에 가득하게 했고, 제가 빨래를 하는 날은 그 섬유유연제 향이 사라지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투룸이 아닌 원룸에서 살다보니까 빨랫대를 펼쳐놓는 게 대단히 불편하더군요. 결국, 섬유유연제 향으로 퉁치는 걸 포기하고 디퓨저와 방향제를 이것저것 테스트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돈에 여유가 없어서 비싼 걸 쓸 순 없는 노릇이라, 일단 마트에서 싸구려 방향제를 사봤습니다. 모조리 쓰레기통행. 향의 지속력이 엉망인 데다 향기라기보다 독한 석유 냄새처럼 변질되는 일이 일상이더군요. 그래서 조금 더 비싼 방향제를 찾아봤더니 페브리즈에서 나온 방향제가 있더라고요. 스프레이와 비치형을 모두 다 긁어왔습니다. 또한, 동생이 추천하는 코코도르의 디퓨저도 구매했습니다. 



 페브리즈 스프레이는 일주일 만에 사용을 중단하고 이젠 가끔 화장실에나 뿌려주는 수준입니다. 양이 얼마 안 되는 데다 냄새가 날 때마다 뿌려주는 건 제게 큰 의미가 없었어요. 게다가 지속력도 없는 주제에 아무리 뿌려도 음식 냄새를 잡아주질 못 해요. 바닥에 끈적끈적하게 용액이 붙는 건 덤. 향기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봄의 소생'이었습니다.


 페브리즈 비치형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발향도 좋고 지속력도 기타 싸구려 방향제와는 다르더군요. '냄새를 향기로 덮는 게 아니라 냄새 자체를 없애준다'라는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분명히 환기 없이 냄새가 가장 빨리 사라지는 건 페브리즈 비치형이었습니다. 단, 발향이 좋은 만큼 독합니다. 싸구려 방향제들처럼 석유 냄새가 나진 않지만, 독하면 머리가 아픈 건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제 취향에 맞는 향기는 '바닐라 라벤더' 하나뿐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스프레이와 비치형의 '바닐라 라벤더'가 완전히 다른 향기라는 점. 스프레이 바닐라 라벤더는 너무 느끼해서 괴로웠고, 비치형 바닐라 라벤더는 아주 시원해서 편안했습니다.


 코코도르 디퓨저는 괜찮긴 했는데,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발향과 지속력이 대단하단 소문을 들었었거든요. 무엇보다 지속력에 문제가 있었어요. 대충 10일 정도 쓰니까 처음과 같은 향이 안 나더군요. 잘 살펴보니까 스틱이 너무 길어서 끝부분이 말라있더라고요. 말라 있는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니 다시 향이 확 퍼지긴 하는데, 역시나 처음처럼 강하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향은 '블랙 체리'와 '퓨어 코튼'인데, 이 중의 퓨어 코튼은 다소 느끼한 면도 있어서 옷장 안에 넣었습니다.



 이렇게 약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내린 결론은 코코도르 디퓨저 블랙 체리와 페브리즈 비치형 바닐라 라벤더를 함께 사용하는 것. 코코도르 디퓨저는 신발장 위에 올려두었고, 페브리즈는 블루레이랙 위에 올려놨습니다. 이제 빨랫대를 걷어버리고 조금 더 넓게 지낼 수 있게 되어서 잠시나마 즐거웠네요. 빨랫대가 거슬릴 정도로 좁은 집으로 이사왔다는 사실이 그 즐거운 기분 싹 날려버렸지만 말입니다. 빨리 이사를 나가야....


 다른 제품이나 향기를 찾게 되면 그 때 다시 포스팅해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