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의 공지를 보아 근래 몇개월 동안 더쿠는 거의 여초 카페의 식민지 상태였던 모양입니다. 즉, 올해의 더쿠는 제이팝, 케이팝 팬들과 여초 카페까지 더해진 유래없을 카오스였고, 덕분에 더쿠 여덕들의 여러 걸그룹 덕질 방식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느낀 점이고 사바사의 입지를 위협하는 수준이 될 수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본문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진
1.
개인팬이 많습니다. 최애 멤버에만 집중하는 편에 속하며, 극단적인 경우 여러 멤버를 좋아하는 팬을 이해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남덕들 중심으로 나오는 환승역 드립을 황당해하는 팬이 많아요. 개인팬에서 악개팬으로 넘어가는 일을 자주 봐서인지, 누군가가 악개팬이 될 것 같으면 제일 먼저 나서서 비판하고 악개팬이 안 되도록 잡아주기도 합니다.
2.
잡덕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이 그룹, 저 그룹 다 관심을 보이는 팬을 이상하게 여기고, 관리해서 없애려는 시도도 보입니다. 존중은 하지만 이해는 못 하겠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루는 데다 제대로 된 팬이 아니라는 인식도 짙은 듯합니다. 팬덤이 남초 현상을 보이면, 어차피 잡덕들이라며 코어팬이 적은 거로 결론을 내기도 합니다. 완전히 틀린 건 아닌 게, 걸그룹 음반 판매량이 보이그룹 음반 판매량의 30% 정도에 불과하거든요.
3.
소속사 가수끼리 엮이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있지를 트와이스의 후배라고 같이 엮는 걸 싫어하는 팬이 많고, 있지의 팬들 역시 트와이스의 후배로 엮이는 걸 (대놓고 싫다고 말하진 못 해도) 좋아하지 않는 듯합니다. 얼마 전에 트와이스의 콘서트에서 눈치 없는 일부 팬이 있지 멤버인 예지의 생일을 축하해줬는데, 이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는 팬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아이즈원이 프로미스나인과 엮이는 것도 극단적으로 싫어합니다. 시간이 얼마 없는 그룹이라 어느 정도는 이해하는데, 소속사 차원에서 유기견 봉사 활동을 간 것에 반발한 건 너무 오버한단 생각이 들더군요. 덕분에 아이즈원은 프로미스나인보다 다른 회사의 걸그룹과 더 잦게 엮이는 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4.
홈마, 그러니까 찍덕들의 잡덕화가 드러나면 싸웁니다. 어차피 사람 마음 영원할 리 없고, 홈마들도 그룹을 바꿔가며 팬질하는 거지만, 그게 실수로라도 드러나면 난리가 납니다. 이 그룹 저 그룹 마음이 옮겨다니다보니 결국, 모든 걸그룹의 사진을 찍게 된 모 홈마는 사생 찍덕보다도 더 욕을 먹더군요.
5.
통장을 가져가란 말을 자주 합니다. 덕질에 돈을 쓰는 걸 꺼리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건물주가 되고 부자가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팬도 보입니다. 'XX가 올린 건물 내가 올려줬어'라는 식의 농담도 일상처럼 나오죠. 남초 덕질 사이트에선 '그렇게 열심히 덕질해봤자, 쟤넨 그 돈으로 남자친구 만나고 있을 걸?'이란 비아냥이 일상처럼 나오지만, 더쿠에서 그랬다간 지옥문 열립니다.
6.
연애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왜 여자가 여자의 연애에 민감한 건지 이해가 잘 안 가서 동성애자의 연애 감각으로 접근했던 건가 추측하기도 했는데, 그게 아니라 프로 의식을 따지는 거였어요. 그래서 안 들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음에도 어쩔 수 없이 걸린 경우엔 굉장히 관대하고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반면, 대놓고 데이트했다거나 럽스타그램을 했을 경우엔 완전히 등 돌려버립니다.
얼마 전 더쿠 운영자의 극단적 조치가 있고 나서 사이트 성향이 조금 바뀌었을까 싶었는데, 그런 거 없다 수준이더군요. 예전보다 화력이 약해졌을 뿐이지 크게 개선된 건 없습니다. 오히려 고인물 성향이 짙어져서 아이피조차 안 보이는 익명 사이트임에도 '왠지 이 사람 저 사람 같은데?'란 생각이 드는 글이 잦게 올라옵니다. 그렇다고 회원 가입을 받았다간 어그로들 수만 명 쳐들어올 테니 그럴 수도 없는 상황. 사면초가네요. 뭐, 운영자의 자업자득이긴 합니다만.
뱀다리) 더쿠 케이톸과 엠팍 불펜과 디씨 엠넷갤은 서로 욕하더군요. 동족 혐오인가.....
뱀다리) 예전에 올린 더쿠 운영자 비판글은 포털 사이트에서 걸러져버렸습니다. 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