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엔드게임 덕에 MCU를 얼마나 봤는지 깨달았다

즈라더 2019. 5. 22. 06:00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기념해서 영화를 본다면 뭘 볼지 고민했다. 그리고 고민만 2시간 하다가 아무것도 못 보고 잤다.


 <퍼스트 어벤져>는 4번이나 봤다. 볼 때마다 '걸작의 분위기를 풍기는 전반과 망작의 분위기를 풍기는 후반'이란 평가를 내렸고, 보기도 전에 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결국, 패스.


 <아이언맨>은 5번 넘게 보기는 했는데, 마지막 감상까지도 그냥 톡톡 튀는 개그 센스의 액션 영화란 생각이 다였다. 그랬기에 성공했고, 그랬기에 MCU의 시작이 된 거겠지만, 두고 두고 볼 만한 무언가가 있단 생각은 안 들더라. 결국, 패스.


 <아이언맨2>는 어쩌면 <아이언맨> 시리즈 중 가장 적게 본 영화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단 꺼내두었다.


 <토르: 천둥의 신> 역시 <토르> 시리즈 중 가장 적게 본 영화일지도 모른다. 설정부터 액션까지 무엇하나 내 취향인 게 없었지만, 묠니르를 휘두를 때 그 묵직함은 이후 MCU 영화 중 최고. 그래서 일단 꺼내두었다.


 <어벤져스>는 바로 한 달 전에 다시 봤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는 MCU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이 봤다. 아무리 재밌어도 이 정도 봐버리면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는 법이다. 결국, 패스.


 <토르: 다크 월드>는 2개월 전에 다시 봤다.


 <아이언맨3>는 <아이언맨>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지 않는 영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근래 점점 마음에 스며드는 영화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좋아하는 데도 첫 감상 때 정말 재미없게 보는 바람에 이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었는데, 최근 몇차례 감상 때 꽤 마음에 들어서 종종 다시 보고 싶단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일단 꺼내두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한 달 전에 다시 봤다. 그런데 자꾸 눈에 밟힌단 말이지.


 <앤트맨>은 내가 MCU에서 제일 싫어하는 영화다. 두 번째 감상 때도 내 안의 인내를 다 끌어내야 했다. 당연히 패스.


 <닥터 스트레인지>는 2개월 전에 다시 봤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는 작품 자체는 그냥 저냥이었지만, 영상미가 워낙 뛰어나서 보려고 꺼내놨다가, 내가 기억하는 이 영화의 영상이 4K HDR임을 떠올리고 다시 넣어뒀다. 4K를 볼 수 없게 된 지금의 혐생을 비관하느라 영화에 집중할 수 없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며칠 전에 보다가 포기했다. 이 영화도 만만치 않게 많이 봐서, 텀을 더 길게 두고 다시 보려는 중이다. 너무 많은 걸 기억하고 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블랙팬서>는 스탠드 얼론임에도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못 한 연출 때문에 비교 체험을 하게 되는 꼴이라 패스하려다가, 제니퍼 코넬리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스파이더맨: 홈커밍>만 놔두었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몇개월 전에 HDR과 SDR을 비교한답시고 지겹도록 봤다. 당분간 텀을 두려고 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을 기념해서 일주일 전에 이미 봤다.


 여기까지가 내가 어제 2시간 동안 고민한 결과물이다. 정리해놓고 보니까 2시간 걸릴 만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