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사나를 공격하는 게 여초 사이트일 거라 생각을 안 했지요. 이번 일 같은 논란 만드는 거 좋아하는 어그로는 여초가 아니라 남초에 주로 있으니까요. 여초의 어그로들이 좋아하는 논란은 이런 거 말고 다른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그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게다가 사나는 지금까지 여초 사이트에서 심하게 박대(?)받는 연예인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틀렸던 거죠. 역사 지식이 전무한 주제에 굳건히 발현하는 여초 사이트의 아가리 애국, 그 실체를 확인한 사건이었습니다.
사나가 이번 팬싸인회에서 찍덕들에게 사진에 대해서 물었더군요. 전 이 질문 영상을 보고 사나가 카메라 공포증에 걸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뮤직뱅크 출근길에서 갑자기 울기 직전이 된 이유가 이번 일을 겪고, 수백 대의 카메라가 자신을 향해있다는 사실에 공황 상태에 빠진 게 아닐까하는 궁예질. 생각을 한 뒤에 저 자신이 너무 어이없어서 울컥했습니다. 생전 안 하던 이런 궁예를 다 해보게 되다니... 얼른 생각을 떨쳐냈지요.
어쨌든 여초 사이트 덕분에 별의 별 감정을 다 겪어보고 결국, 사나에 대한 빠심 200% 충전됐습니다. 이대로 빔 날리면 타노스도 녹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그간 이래저래 혐생에 치이느라 잠깐 덕질을 놨었는데, 여초 사이트 덕분에 다시 본격 시작합니다. 아마 저 같은 사람 하나둘이 아닐 거라 생각해요. 여초 사이트가 큰일 해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