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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피센트에 안젤리나 졸리가 참여한 이유와 속편 제작

몰루이지 2019. 5. 5. 12:00

 <말레피센트2>에 기존 출연진이 그대로 나온다는 소식에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한 <말레피센트> 블루레이를 다시 꺼내들었다. 안젤리나 졸리 정도 되는 배우가 기억에도 안 남을 정도의 작품에 다시 나온다는 게 이해가 안 가서. 그런데 다시 보니까 왜 다시 나오는지 알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 <말레피센트>가 개봉하기 전 기대했던 영화의 분위기는 살벌하게 뒤틀린 말레피센트의 아름다운 복수극이었다. 티저 예고편이 '그럴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듯 했고, 당연한 거라 여겼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아예 다른 이야기여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말레피센트>를 블루레이까지 구매해놓고 기억에서 지워버린 건 다름이 아니라 영화의 주제를 위해 원작을 찢어발긴 뒤 누더기처럼 기워놨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해서 전달하고 싶었던 주제란,


 "모성애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다."


 가 되시겠다. 그리고 하나 더 얹어서,


 "모성애란 혈연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다."


 라고 말한다. 입양아를 비롯 여러 아이를 두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처럼 느껴진다.



 반론의 여지는 거의 없다. 모성애란 절대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거의 신성모독에 가깝고, 모성애라는 '신'은 보통 신성모독의 대상이 되는 것들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눈 앞에 존재하는 현실 그 자체다. 이에 대한 반박은 설사 할 수 있더라해도 대중이 허락치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말레피센트>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은 '굳이 <슬리핑 뷰티>의 마녀를 주인공으로 뒤틀어서 모성애 만세를 외쳐야 하느냐'가 되거나 '기왕 이렇게 만들기로 했으면 잘 만들기라도 하지 이게 뭐냐'가 되어야 할 터. 물론, 둘 모두 유효한 비판이다. 누더기라도 튼튼하면 말을 안 하겠는데, <말레피센트>는 튼튼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말레피센트>에 장점이 없는 건 아니다. 이 영화의 촬영, 조명은 화려하기로 정평이 난 다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원작 영화들조차 쫓기가 쉽지 않은 경지다. 눈 호강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보증한다는 의미.


 따라서 안젤리나 졸리가 <말레피센트2>에 출연하기로 한 이유는 <말레피센트>가 그녀의 현실을 반영한 영화였기 때문일 것이다. 속편 소식을 듣기 전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제작자: 안젤리나 졸리'가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말레피센트2>의 내용에 안젤리나 졸리가 겪었을 모녀 간의 갈등이 반영됐을 거라 과감히 주장해본다. 이참에 이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지 블루레이의 스페셜피처를 뒤적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