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오랜만에 <에이리언3>를 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이야기는 없다. 극장판과 확장판의 차이를 말하려고 해봐야 30분이나 추가된 만큼 전개가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는, 당연한 소리나 나열하게 될 뿐이다. 전작인 <에이리언>과 <에이리언2>보다도 훨씬 클래시컬한 영화인 데다 촬영, 조명, 구도 등이 매혹적이라서 좋아하긴 하지만, 확장판 역시도 남에게 추천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단 생각은 안 든다.
<에이리언3>는 디비디 시절, 극장판 분량과 확장판 분량의 음향 차이가 도드라져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재녹음을 거쳐 다시 믹싱했다는 블루레이 역시 차이는 확연하다. 민감하지 않은 사람도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로, 서라운드 배치가 이상하고 대사음도 따로 논다. 사실, 화질과 음향 문제뿐 아니라, 확장된 장면들 중에 들어가지 않았어야 하는 장면 역시 있어서 그냥 극장판을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아마 데이빗 핀처 감독에겐 극장판이나 확장판이나 다 뒷목 잡을 영화로 밖에 안 보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