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는 <아저씨>를 <슛 뎀 업>+<존 윅> 스타일로 그려낸 주제에 매즈 미켈슨의 애잔함을 표현하는데 주력하는, 스타일과 아귀가 전혀 안 맞아서 웃긴 액션 영화다.
<폴라>는 매즈 미켈슨이 나오는 장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을 색상부터 다르게 칠해놨다. 매즈 미켈슨이 나오는 장면을 칙칙하고 너저분하게 색칠해서, 화사하고 섹시하게 그려진 다른 킬러의 장면과 극단적으로 대비되게 했는데, 그런 탓에 무뚝뚝하고 흰머리 가득한 매즈 미켈슨의 비주얼에서 찾을 수 있는 건 애잔함뿐. 매즈 미켈슨이 진지하게 연기할 수록 이 대비가 주는 코믹함이 더해지며, 이거야말로 <폴라>의 진정한 재미다.
그렇게 칙칙하게 지쳐 은퇴를 생각하는 킬러에게 자꾸 사소한 미션들이 주어지고, 급기야는 노구를 끌고서 승질나게 한 놈들을 살육하기까지 한다. 그 과정에서 입은 중상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젠 잘 낫지도 않는 노쇠한 육체에 너무 과한 짓을 한 거 아닌가 싶어 눈물이 또르르. 액션 분량이 많은 편도 아닌데 괜히 내가 다 아파서 입틀막.
그런 광경을 보며 '어이 제작진 여러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라고 혼 좀 내려고 했는데, 총괄 프로듀서에 매즈 미켈슨 이름이 뜨는, 그야말로 영화의 엔딩보다 더한 반전을 직관했다. 셋 중의 하나다. 이 형님이 자기 셀링 포인트(분명히 북유럽 요정이렷다)를 너무 잘 알거나, <웨스턴 리벤지>의 액션으론 성이 안 찼거나, 본인이 마조히스트거나. 뭐, 어느 쪽이건 간에 118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즐거웠으니 됐다. 액션이 빈약하다는 문제가 있긴 한데, 다른 눈요기거리가 많아서 넘어갈 수 있다.
뱀다리) 탄환이 몸을 관통한다는 (현실적인) 설정이 있는데도 적의 몸으로 총알을 막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폴라>야 조금 정신줄 놓고 날뛰는 영화니까 그렇다치지만, 나름 현실적인 것처럼 꾸민 영화들에서 그런 장면을 발견하면 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