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웨스트월드> 1, 2의 몇몇 포인트에 대한 끄적임

즈라더 2019. 3. 22. 06:00



1. 돌로레스를 연기한 에반 레이첼 우드의 목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쾌감이 느껴진다.


2. 버나드를 연기한 제프리 라이트의 목소리 역시 매력 터진다.


3. 웨스트월드에서 드러낸 인격이야말로 본질이고, 실제 세계에서 인격은 연기에 불과하다 생각했던 윌리엄이 그런 단순 구분이 있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사건을 겪은 뒤, 자신이 로봇이라고 믿으려 드는 장면에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두 가지 이유다. 타인의 입장이 자신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으면 '인격'이 생성되지 않는다는 걸 극적으로 드러냈다는 점, 윌리엄이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을 로봇이라 믿는다고 해봤자 벌어진 사건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매혹적으로 그려냈다는 점.


4. 뇌의 알고리즘을 카피해서 만들어낸 불멸을 과연 불멸이라 부를 수 있을까? 넷플릭스의 드라마 <얼터드 카본>은 자신의 백업을 이용해 수없이 부활할 수 있는 세상을 그렸는데, 백업이 있다고 해도 죽은 건 죽은 것 아니던가? 그저 복제 인간이 수십 수백이 될 뿐이지, 오리지널은 그냥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 부질없는 불멸이 <웨스트월드>에서도 그대로 다루어지는데, 그런 반쪽 짜리 불멸을 희생을 감수해가며 추구하는 인간들에게 왠지 모를 안스러움이 들더라. 시즌3에선 이게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잘 카피된 로봇으로 인간을 대체해서 세계를 지배하는 돌로레스라. 벌써 재밌다.


5. 오프닝 테마곡이 정말 좋다.


7. 발키리..아니, 테사 톰슨이 마지막회에 누군가의 말투를 따라하는데,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제작진의 디테일에 놀라야 하는 건지 테사 톰슨의 연기에 놀라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8. 다음 시즌엔 부디 총격 음향에 조금 더 신경 써주길. 시즌1과 시즌2는 총격 음향이 너무 부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