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태평양 전쟁이라고 하면 일본이 미국 물량을 모르고 깝치다가 일방적으로 역관광 당한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전쟁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양상이 되긴 했어도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진주만이란 거점을 잃어버린 미국은 전쟁을 위해 정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되었고, 망가진 것들까지 끌어모아 미드웨이 해전에 내보냈다. 그 정도로 진주만 습격의 타격이 컸던 것이다. 만약, 미국이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배했다면 미국은 제대로 정비하기도 전에 본토 전투를 준비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미국의 미드웨이 승전은 2차 세계 대전에선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같은 터닝포인트가 되었고,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을 계기로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한다.
미드웨이 해전이 그토록 중요한 순간이었음에도 미국인들은 이 소재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건 아니다. 미국 전쟁사에서 계속해서 회자될 순간이며, 영광스러운 전투였다는 걸 미국인들 모두가 확실하게 알고 있다. 그러나 미드웨이 해전을 다룬 영화 중에 기대했던 만큼 성공한 영화가 없는 것도 사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미드웨이> 역시도 마찬가지이며, 훌륭한 영화라고 하기엔 어려워도 그토록 크게 실패할 영화인지 의문이었다. 어쩌면 해전이나 공전을 별로 안 좋아하는 지도.
아래로 그런 <미드웨이> 한정판 블루레이 언박싱. 한국인들은 잘 모르는, 그러나 한국에게 굉장히 큰 결과를 낳아준 전투이기에 화려한 구성으로 나와줘서 고맙다. 비록 훌륭한 영화라 하긴 어렵지만, 이 작품이라도 가볍게 즐기면서 미드웨이 해전에 대해 알아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