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저출산과 열정페이로 무너져가는 한국의 산업 기반

즈라더 2021. 8. 21. 00:00

 해군 대령으로 있다가 지금은 조선업에서 어드바이저를 맡고 있는 삼촌이 말씀하셨다.


 "한국 조선업이나 건축업의 훌륭함은 외국인에게서 나온다."


 삼촌 말씀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현재 조선, 건축 쪽의 밑바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동남아인이나 중국 조선족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 동유럽 쪽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동남아인보다 체격과 힘이 좋은 동유럽 사람들이 동남아와 중국 조선족의 자리를 빼앗으면서 약간의 갈등마저 생겼을 정도다. 최저 시급조차 받을 수 없는데 그 힘든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그럼에도 자국에 있는 것보다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조선과 건축업 현장에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50대들은 '기술을 가르쳐주는데 왜 돈까지 많이 받으려고 하느냐'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한국 청년들이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한국 청년들도 잔뜩 와서 취직을 하려고 하지만,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돈을 안 주고 사회 보장도 안 해주려고 하니까 다 떠나버린다. 그 자리를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중국, 동남아 등의 청년들이 와서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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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힘들기로 만만치 않은 이사 업체, 에어컨 설치 업체를 불러보면 젊은 사람들이 아주 많다. 단순 알바가 아니라 실제로 해당 업체에 고용되어 일하는 청년들이다. 힘들기로는 한국 최고라는 택배 쪽에도 청년들이 대단히 많다. 그러니까 힘든 일이라서 조선업과 건축업에 한국 청년이 가지 않는 게 아니라 기술을 가르쳐 준다면서 돈을 최저 시급에도 맞춰주지 않으려고 하니까 안 가는 것이다.


 삼촌은 한국 산업의 놀라운 기술력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 외국인 노동자들은 열심히 기술을 익혀서 자국으로 돌아가서 자국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이 기술력으로 일본과 중국을 누르는 데 성공했지만, 회광반조와 같은 경우라고 생각하신다.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거라고 한다.


 출산율 저하에 한 몫 보태고 있는 내가 할 말은 아닌데, 현재의 출산율 상태를 보아 남북통일이 되기는 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을 한다. 독일과 영국 언론에선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화려하게 등장하는 데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과 국제 정세를 능숙하게 캐치하는 능력, 국방력 강화 등이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동시에 출산율 저하와 남녀 갈등이라는 국가 운영에 '가장 치명적인 문제'를 드러낸 정권이기에 마냥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차기 대통령 주자들 역시도 가장 중요한 출산율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한국의 전성기는 매우 짧을 것이라 예측한다. 이 부분이 제일 아프게 느껴졌다. 차기 대통령 주자들조차 출산율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지지율이 떨어질까 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 


 개인적으론 오히려 여야 막론하고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지지율을 올리려는 이들이 있는 이상, 한국의 출산율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역시 통일이 되긴 해야 할 것 같다. 중국 조선족을 받아들이는 것보단 훨씬 낫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