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바이오하자드: 무한의 어둠 (2021) 적은 제작비의 비극

즈라더 2021. 8. 1. 08:00

1회성으로 소모되기엔 너무 매력적으로 디자인했던데...

 

 아마 킹덤: 아신전보다 더 기대했던 작품이 바이오하자드: 무한의 어둠일 거다. 스핀오프라서 주요 인물이 나오지 않는 아신전과 다르게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을 통해 익숙해진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얼렁뚱땅 전개를 보여줄지라도 액션 하나만큼은 화끈하게 건져 올릴 수 있는 시리즈기도 하다. 그러나 바이오하자드: 무한의 어둠은 그런 최소한의 기대를 시원하게 배신한다.


 재생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무언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3편까지 나오는 동안 CG 퀄리티, 모션 퀄리티, 스케일 등이 계속해서 발전해왔는데, 바이오하자드: 무한의 어둠은 1편인 디제네레이션 수준까지 퇴보했다. 특히 눈에 거슬리는 건 모션 퀄리티. 바이오하자드: 벤데타에서 존 윅의 건푸 액션을 쫓아했을 정도로 모션 측면에 장족의 발전이 있었던 걸 전부 잊기라도 한 듯 퇴보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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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상 유지도 아니고 전작보다 못한 모션을 보여준다면 제작비가 대폭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디제네레이션이 나온 2008년으로부터 13년 동안 기술이 훨씬 발전함과 동시에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음에도 (인건비는 일본이니까 동결이라 쳐도) 디제네레이션 수준의 모션이 나왔으면 제작비가 떨어진 증거로 충분하다. 그리고 제작비 탓에 모션 퀄리티가 퇴보했다는 건 액션의 퇴보 역시도 예고한다. 실제로 이 작품의 액션은 디제네레이션보다도 분량, 스케일 모든 측면에서 못하다. 댐네이션, 벤데타와는 비교 대상조차 안 된다. 


 3D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제작비가 줄어들면 스토리텔링도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영화처럼 찍어놓고 편집을 하는 방식이 아니고, 실제 사람이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닌, 프레임 하나하나가 전부 제작비와 직결되는 특성 탓이다. 단순히 대사 몇 마디를 주는 것조차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 제작비가 부족하면 나오는 인물의 숫자도 대폭 줄어든다. 그래서 바이오하자드: 무한의 어둠은 모호하게 건너뛰는 장면이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작품으로 탄생하고 말았다.


 섭섭한 작품이다. 이렇게 나와야 할 정도로 이전 시리즈의 수익이 좋지 않았던 걸까. 왠지 앞으로 3D 애니메이션판 바이오하자드를 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