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틱톡과 도우인, 이젠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다

즈라더 2021. 7. 26. 00:00

 틱톡에 대한 개인적 개념은 유튜브의 열화 버전이었다. 저화질, 그리고 상당히 저렴한 디자인의 전형적인 중국식 열화 버전(정작 중국판 틱톡인 '도우인'은 틱톡보다 디자인이 예쁘다)이란 생각. 중국에서 만들어 내놓았다는 점 때문에 편견이 생겼다는 걸 부정할 수 없겠다. 물론,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고, 지금 틱톡은 명백한 기술적 발전을 자랑하는 세계적 플랫폼이다.


 종종 유튜브와 틱톡을 비교하는 사람이 보이는데, 이건 틱톡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유튜브와 틱톡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완전히 다르다. 틱톡의 정체성은 인스타그램의 동영상 버전 쪽에 가깝다. 사진 위주로 운영되어 제한적인 동영상 서비스만 제공하던 인스타그램이 지지부진한 사이에 틱톡은 인스타그램이 제공하던 각종 사진 필터 기능을 훨씬 발전시켜 영상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해놓았고, 매우 간편한 편집 기능까지 넣어서 운영할 수 있게 한 진보된 SN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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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 미만 시간 안에 자체 제공하는 편집 기능과 필터 기능 등으로 마음껏 꾸밀 수 있는 틱톡의 방식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시장 점유율을 안고서 놔주지 않던 SNS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유튜브의 성공만 봐도 알겠지만, 사람들은 글보다 사진, 사진보다 영상에 더 몰린다. 이제 더는 텍스트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나 컨텐츠 제공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영상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틱톡은 사실상 혁명이다.

 

 어느 정도의 혁명이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아시아인을 향해 무분별한 혐오를 뿜어내고 있는 가운데서도 틱톡에 대한 애정과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중국만 욕하면 되는 걸 왜 한국과 일본까지 욕하느냐는 반발을 듣자, 중국은 코로나19 때문에 싫고, 일본은 방사능 때문에 싫고, 한국은 거만해서 싫다는 억지를 부려가며 아시아인은 어차피 다 나쁜 놈들이니 전부 차별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와중에도 틱톡은 못 버린다는 게 유럽 사람들의 태도다. 심지어 틱톡이 개인정보를 중국 당국에 보낸다는 이슈가 있어서 정부 차원에서 막으려고 한 경우도 많은데, 이마저도 미국의 대중의 격렬히 항의에 흐지부지되었다. (물론, 대선용 공작에 가까웠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틱톡 금지를 위법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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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역시 고인물이 되지 않으려면 틱톡으로 가긴 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가고 있다. 한국 연예계에 있어 일본, 동남아시아, 미국은 최대의 시장이고, 위 나라 팬들과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연예계에선 하나둘씩 틱톡 중심의 SNS 운영을 시작했다. 한국의 일반 대중 사이에도 10대, 20대를 중심으로 틱톡커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로 인스타그램을 하던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팔이피플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홍보하는 용도로 틱톡에 들어왔다가 어쩔 수 없이 정착하고 있다. 


 흐름이라는 게 이토록 무섭다. 전 세계가 혐오하는 중국의 SNS가 세계에서 가장 핫한 SNS로 자리잡았다. 심지어 틱톡을 제일 좋아하는 지역은 중국과 당장 전쟁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미국과 코로나19로 나라가 망할 지경까지 갔었던 남미다.


 이렇게 되는 데에 있어선 기존 SNS들의 고인물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 트위터는 오염되었고, 페이스북은 텍스트 위주라서 시대에 거스르며,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저화질 사진(트위터도 원본 사이즈의 사진을 제공하는 마당이다)만을 제공한다. 이런 SNS 회사들의 한심한 추태에 답답했는지 유튜브가 #short 서비스로 틱톡을 흉내내고 있지만, 애초에 유튜브는 SNS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결국 무슨 분야든 고인물이 되면 끝장이란 얘기다.

 

 이젠 SNS까지 중국의 것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당장은 틱톡이 도우인과 달리 중국에서 관리하지 않는 서비스라곤 하지만, 계속해서 독자적 위치에 있을 수 있을까? 상대는 중국이다. 국제법 따윈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그들에게 불가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