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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 흑백 버전의 놀라움

몰루이지 2021. 5. 31. 12:00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 흑백 버전을 풀로 봤다. 이전에는 주요씬만 돌려봤었는데, 잭 스나이더가 왜 그렇게 흑백을 밀었는지 너무 궁금해서 드라마씬들을 체크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전부 봐버렸다. 


 흑백 아니, 그레이. 정말 아름답다.

 


 잭 스나이더가 저스티스 리그를 두고 처음부터 흑백으로 만드는 걸 고려해서 연출했다고 말했던 건 허언이 아니었다. 흑백을 고려하지 않고 찍어놓고선 뒤늦게 흑백에 꽂혀서 일괄 보정한 경우와 거리가 한참 멀다. 최근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있다면 라이트하우스 정도가 떠오르는데, 라이트하우스는 아예 흑백으로 찍은 영화다. 그러니까 우리가 고전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그 흑백. 정확히 말하면 회색. 그래서 블랙 앤 화이트 버전이 아니라 그레이 버전이라 부르고, 한국에선 '회색의 저스티스'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

 


 스나이더컷의 흑백이 정말 놀라운 게 컬러로 촬영한 덕에 늘어난 색깔들을 십분 활용해서 흑백 필름으로 찍은 것보다 훨씬 세세한 그라데이션 표현을 해냈다는 점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컬러로 볼 땐 비슷한 색이 겹치는 바람에 눈치 채기 어려웠던 디테일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스타일리쉬한 영상을 목적으로 흑백을 선택하는 경우는 보통 대비를 상당히 강하게 줘서 디테일이 묻히는 경우가 대다수. 오히려 그걸 노리고 흑백으로 만들곤 한다. (씬시티가 그 사례 중 하나) 그러나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에는 그런 게 없다. 

 

 스테판울프의 갑옷이 세세하게 명암을 만들어낼 때 그 쾌감은 상상 이상이고, 히어로들의 슈퍼파워가 '빛'을 동반하는 것마저 흑백을 노린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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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잭 스나이더가 한참 '릴리즈 스나이더컷' 캠페인이 벌어질 때 응원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베로 계정에 올리던 스틸 사진은 전부 흑백이었다. 유튜브에 스나이더컷 비하인드 영상이라고 올라오던 것들도 전부 흑백. 잭 스나이더의 스턴트팀이 올렸던 스턴트 영상도 전부 흑백. 그러니까 잭 스나이더는 아예 이 영화를 흑백으로 만들 작정을 옛날부터 해왔던 셈이다. 그간 모든 걸 흑백으로 올리는 이유를 몰라서 갸우뚱했는데, 이제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