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3회차.
1. 1회차보다 2회차가 더 짧게 느껴졌고, 2회차보다 3회차보다 더 짧게 느껴졌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2. 볼수록 제작비가 아쉽다. 워너 브라더스가 온전하게 처음부터 잭 스나이더의 플랜을 밀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을 합친 제작비를 따져보니 3억 7천만 달러다. 게다가 스나이더컷의 VFX 퀄리티는 이미 완성되어 있던 것들과 스테판울프 갑옷을 제외하면 엄밀히 말해 수준 미달이다.
3. 개인적으로 사이보그 파트가 정말 마음에 든다. 다소 서글픈 사이보그의 테마가 흘러나오며 교차편집에 내레이션이 곁들여지는데, 마법처럼 집중력이 확 오른다. 참 아름답게 꾸며진 시퀀스다.
4. 스나이더버스가 기적처럼 이뤄진다면 문제가 되는 건 원더우먼이 아니라 아쿠아맨이다. 원더우먼 1984는 도망칠 구석이 아주 많아서 적당히 얼버무릴 수 있는 반면, 아쿠아맨은 기반 설정부터가 지나치게 다르다. 재미있는 일이다. 아쿠아맨은 잭 스나이더가 깔아둔 판에서 시작한 작품이지만, 원더우먼 1984는 잭 스나이더완 거의 관계가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5. 파트가 나뉘어 있다고 해서 스나이더컷을 드라마처럼 감상하는 건 권할 만한 게 못 된다. 중간에 인터미션이 들어간 고전 영화가 2편짜리 드라마가 아닌 것처럼 스나이더컷 역시 나누어서 볼 순 없는 영화다. 타짜와 비슷한 경우라 생각하면 적당하겠다.
6. 블루레이는 오역들이 수정되어 나오길.
7. 슈퍼맨이 홀로그램에 떠오를 때 등골에 소름이 쫘악. 새삼 맨 오브 스틸의 OST가 참 멋지단 생각이 들었다.
8. 다음 감상은 흑백 버전이 될 듯하다. 캡쳐하면서 조금 봤는데, 처음부터 흑백으로 바꾸는 걸 고려해서 촬영했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