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걸그룹/아이즈원

아이즈원도 개인팬 기조는 위험할 수 있다

즈라더 2019. 2. 11. 18:00

 아가리 올팬. 아이즈원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아이즈원의 팬들을 비아냥거릴 때 자주 쓰는 말입니다. 올팬도 아니면서 말로만 올팬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거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다른 이의 눈에 어떤 식으로 비춰지느냐는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 아가리 올팬, 그냥 하길 권합니다. 올팬 코스프레건 아가리 올팬이건 간에 그런 '눈 가리고 아웅' 행위마저 벗어던지고 개인팬을 들이밀다간 영향 받은 개인팬이 새로 생기게 마련이고, 그게 가속화하면 서바이벌 그룹의 특성 탓에 악개 팬덤 되는 거 순식간이거든요. 


* 올팬: 그룹 멤버를 두루 좋아하는 팬

* 개인팬: 한 멤버나 편을 갈라 일부 멤버만 집중적으로 좋아하는 팬

* 악개: 최애가 아닌 다른 멤버를 배척하고 공격하는 개인팬


 개인팬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서바이벌 그룹이 올팬 기조로 구성되는 경우는 대체로 방송 당시부터 관심을 둔 팬들 못지 않게 방송이 끝난 뒤 유입된 팬이 많을 때에요. 대표적인 예가 트와이스. 방송 자체가 성공하지 못 한 덕도 봤고, 이후 유입된 팬의 규모가 압도적이기도 해서 올팬 기조가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가끔 착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올팬 기조라는 건 두루 좋아하거나 그룹 자체를 좋아하는 팬의 비중이 많다는 것뿐이고, 그런 팬에게도 당연히 각자 최애 멤버는 있게 마련입니다.) JYP 역시 그게 그룹의 수명에 더 도움이 된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지 멤버의 개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줄세우기가 될 법한 것들을 최대한 배제해서 프로듀싱하고 있습니다. 이게 트와이스가 초대박 행진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적고, 멤버들 간의 비교로 싸울 일도 적으니 유입이 활발해지거든요.



 아이즈원은 트와이스처럼 방송 이후 유입이 압도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지옥 같았던 <프로듀스48>의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결한 데뷔조 덕분에 데뷔한 이후 팬이 된 사람의 비중이 꽤 많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데뷔 이후 시작된 입덕 러쉬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프로듀스48> 때와 마찬가지로 싸우고 있거나 애초에 팬덤 자체가 와해됐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프로듀스48>의 싸움이 악랄하고 음험했던 만큼이나 지금 아이즈원의 팬들이 함께 웃고 떠들 수 있게 묶어놓은 줄은 아직 헐겁습니다. 아가리 올팬이든 올팬 코스프레든 하세요. 지금 당장은 그게 맞습니다.


 이 사실을 주지한 아이즈원 안티들은 아이즈원을 교묘하게 공격합니다. 아이즈원 자체를 공격하기보다 아이즈원의 팬덤에 균열이 가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아이즈원의 일본 하이터치회 판매 부수 같은 걸 정리해서 퍼트리는 것도 아이즈원의 안티들이라는 게 드러난 바 있을 만큼 노력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치밀할 뿐 아니라 팬덤을 분열시켜서 악개 팬덤을 만든다는 목표가 명확해서 더욱 무섭습니다. 대놓고 "이런 상황인데 화가 안 나? 저 멤버에게 욕하고 싶지 않아?"라고 물어보는 안티마저 있을 지경인 걸요. 이런 안티들에게 낚이면 안 되는데, 자꾸 걸려서 스트레스 받는 분이 많이 보여요. 


 그런데 이런 광경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면, 개인팬이 많으면 악개 팬덤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악개 팬덤이 나쁜 것도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는 분이 있더군요. 물론, 틀린 생각입니다.



 개인팬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악개 팬덤이 되진 않습니다. 개인팬은 절대 나쁜 게 아니에요. 그룹의 멤버 중 한 사람만 좋아하게 되는 것뿐인데 어떻게 나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개인팬이 많다고 무조건 악개 팬덤이 되면 우리나라 그룹 연예인 팬덤 대다수가 악개 팬덤이 되었을 거에요. 그러나 서바이벌로 탄생한 그룹은 다릅니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멤버들뿐 아니라 팬들도 함께 서바이벌을 하거든요. 팬들끼리 서로 죽일 듯이 싸우고 또 싸웠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뇌에 새겨진 마당에 개인팬 중심의 분위기가 잡히면 악개 탄생이 일상다반사가 됩니다. 특히 <프로듀스48>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서바이벌 기획에 익숙한 사람들마저 학을 떼고 도망쳤을 지경인 걸요. 아이즈원은 악개 팬덤까지 안 가고 그저 개인팬 기조만 되어도 지옥문이 열릴 겁니다. 안 그래도 아이즈원의 팬인지 안티인지 모를 어그로와 악개들이 디씨의 메인 갤러리 두 개까지 집어삼켜버리는 바람에 팬들이 아이즈원츄 갤러리로 피난가야 했을 만큼 싸움을 위한 잠재력이 충만한 상태입니다. 불안하죠.


 악개 팬덤이 나쁜 이유는 새로운 팬들이 들어오기 어렵게 장벽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심한 경우 조작까지 동원해서 최애가 아닌 멤버의 안티라도 된 것처럼 싸우는 통에 연예인 본인들마저도 영향을 받는 그 무서운 꼴을 보고 새로운 팬이 생기기란 쉽지 않은 법이죠. 팬덤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아서 연예인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악개 팬덤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AKB48을 필두로 한 48그룹이에요.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부터가 아예 팬들을 극단적인 악개로 변신시켜서 경쟁 구도를 만들었고, 그거로 한동안 성공 가도를 밟았습니다. 그러나 악개들 탓에 새로운 팬들이 거의 유입되지 않자, 그룹의 멤버를 수백 명으로 늘리고 다른 그룹을 계속 만들면서 수명 연장에 급급해하고 있어요. 지금 일본에서 48그룹의 이미지는 밑바닥의 끝에 있고, 팬덤은 심각할 정도로 고인물입니다. 어쩌다 48그룹을 방송에서 보고 관심을 가진 사람이 팬이 되려다가도 악개를 권장하는 프로듀싱과 그 악개들의 싸움을 보고 도망치기를 반복. 새로 유입된 팬의 십중팔구가 탈주하는 회전문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48그룹 멤버들이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해봤자 아키모토 야스시가 변하지 않는 이상 한계를 뛰어넘긴 어려워보입니다. 악개 팬덤이 되면 왜 안 되는지 바로 48그룹이 말해주고 있는 셈이에요. 


 그러니까 아이즈원의 팬으로 즐겁게 2년 반 즐기고 싶다면, 되도록 두루 좋아하는 쪽을 택하는 걸 추천합니다. 개인팬이더라도 다른 멤버를 배척하는 식은 당연히 안 될 일이고요. 아가리 올팬이건 뭐건 전부 다 해서 팬덤 분위기 흐리지 않게 노력해야 해요. <프로듀스48> 방영 내내 역대급으로 끔찍한 싸움을 거친 만큼, 한 발만 잘못 내딛으면 지옥입니다. 그걸 노리고 안티들이 각종 조작과 TMI에 팬코스프레까지 해가면서 분열을 유도하는 거고요. 아가리 올팬 소리를 듣더라도 함께 간다는 생각을 계속 지니고 있어야 해요. 



뱀다리) 지금 아이즈원의 안티들은 팬인 척 코스프레 꾸준히 하다가 돌연 악개로 변신해서 사방팔방에 악개를 만드려고 빌드업합니다. 그러다 덜미를 잡히면 잠적하는데, 얼마 안 있어서 똑같은 말투로 같은 짓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요. 아예 작정을 했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저도 다른 팬이 정리한 것들을 보지 않았다면, 그리고 여러 사이트에서 다중 아이디로 분위기 만들다가 들키는 걸 보지 않았다면, 그게 안티들의 소행이라는 걸 몰랐을 겁니다.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누군가를 망하게 하기 위해서 저렇게까지 노력하는 거 보통 정신력으론 어렵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