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조선구마사, 설강화, 걸스 플래닛999 - 중국 자본은 사라져야

즈라더 2021. 3. 27. 01:43

 지금은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지만, 수십 년 전 홍콩과 대만의 대중문화는 정말 어마어마한 작품들을 쏟아냈다. 얼마나 대단했느냐면, 그들의 작품들이 한국을 지배했을 뿐 아니라 대중문화에서 아시아의 원탑을 자랑하던 일본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금 홍콩과 대만의 대중문화는 당시의 힘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조선구마사와 설강화, 걸스 플래닛 999를 이야기하는데 홍콩과 대만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면, 홍콩과 대만이 몰락한 이유가 중국 자본 때문이기 때문이다.

 

 조선구마사는 결국 폐지되었다. 설강화는 중국 자본이 투입되었다는 점과 시놉시스의 충격적인 설정 때문에 폐지 운동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조선구마사를 두고 한국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라 억울하다고도 하는데, 한국 자본으로 중국의 의도가 들어간 작품을 만든다면 오히려 더 문제다. 조선구마사 측의 입장문이 발표되고 오히려 더 난리가 난 이유기도 하다.

 

 설강화는 설정과 별개로 중국 자본이 투입된 게 분명해보여서 문제다. 중국의 텐센트는 Jtbc 스튜디오에 1000억을 투자했는데, 자본금 4000억의 드라마 제작사에 1000억을 투자했다는 건 제작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얘기가 된다. 심지어 Jtbc 스튜디오의 2019년 부채비율은 176%에 달했다. 따라서 설강화는 중국 자본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작품일 수밖에 없다. 물론, 설강화의 내용이 정말 설정만큼 심각하고 위험할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알 수 없지만, 설강화를 두고 중국 자본과 별개의 작품이라 주장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선 CJ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 자본이 처음으로 문제가 되었던 철인왕후를 기획한 게 스튜디오 드래곤(CJ EnM의 드라마 제작사다)이다. 그리고 방영을 CJ EnM의 tvN에서 했다. 한국에선 어디서 파는지도 모를 중국 상품을 PPL로 넣은 여신강림과 빈센조 역시 스튜디오 드래곤 기획, tvN 방영이다. 그리고 최근 CJ가 NC와 합작해서 한중일 걸그룹 오디션, '걸스 플래닛 999'를 런칭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완전히 중국에서 들어오는 돈에 푹 빠져있는 것이다. 걸스 플래닛 999가 어떤 유형의 걸그룹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플랫폼인 NC 유니버스가 글로벌을 추구하는 앱이기 때문에 오디션에 분명히 중국 대중과 자본의 입김이 들어갈 게 분명하다. 또한 간 떨어지는 동거를 스튜디오 드래곤과 중국의 OTT 서비스 아이치이가 합작한다. 이 정도면 CJ는 중국의 한국 대중문화 침투의 첨병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엔 본래부터 중국의 자본을 사랑하는 회사가 많았다. 이쪽 업계는 자본이 항상 궁하고, 중공과 시진핑은 꾸준히 한국의 대중문화에 침투해서 중국의 것으로 만들거나, 한국 대중문화를 이용해서 중국을 홍보하고자 했다. 그런 이유로 한국에선 팔리지도 않을 중국 상품 PPL이 나온 셈이다. 한국 대중문화가 외국에서 나름 인지도가 있고, 보는 사람의 범위가 전세계로 확대되었다. 텐센트를 이용해서 Jtbc 스튜디오에 영향력을 끼치려 한 것만 봐도 알겠지만, 중국은 자기 뜻대로 한국 대중문화를 이용할 수 없다면, 홍콩, 대만처럼 만들려고 하는 중이다. 대만은 침체기를 겪는 타이밍에 중국 자본이 들어와서 배우부터 스탭까지 모조리 쓸어가 버리는 바람에(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진연희와 같은 배우나 이안 같은 감독이 대만인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완벽히 몰락했다. 홍콩은 중국과 병합되면서 홍콩 영화의 정체성 자체가 희미해져가고 있다. 그래서 CJ의 중국 사랑이 위험하고 JYP의 중국 사랑이 위험하며 YG의 중국 사랑이 위험하다. 그리고 SM의 중국 사랑은 특히 위험하다.

 

 SM의 이수만은 전대미문의 헛소리를 지껄였다. 중국을 아시아의 헐리우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헛소리. 물론, 이는 역효과를 불러일으켜 한국 대중으로 하여금 중국 자본에 대한 경계심을 갖도록 유도했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프로듀서이자 기획사 대표인 사람이 중국을 한국이 키워줘야 한다는 헛소리를 했다는 건 대단히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미 한국 연예계가 중국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을 만큼 잠식되었다는 의미니까. 비록 언어가 달라 홍콩이나 대만처럼 되진 않겠지만, 이전과 같은 대중문화가 나오긴 어려울 수 있다. 여러 재능이 있는 게임 개발자나 스탭, 회사 등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만 봐도 '늦었다'는 말은 충분히 합리적인 평가다.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블랙핑크는 안돼.. 지수는 안돼.. YG 자식들아.. 블핑 지켜.. 설강화가 별문제 없는 작품이라고 해도 첫작품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을 주는 회사가 어딨냐 이 멍청이들아...

 

 누군가는 말한다. 이런 식으로 반발하면 대중문화의 자율성이 사라진다고. 웃기지 마라. 사사건건 작품의 내용에 딴지를 걸기로는 중국 대중보다 더한 이들이 없고, 검열로 따지면 중공보다 더한 곳이 없다. 중국 눈치 보느라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지 못 하는 상황이 찾아올 텐데, 오히려 자율성 침해는 이쪽이 더 심한 것 아닐까? 예를 들어, 블랙핑크는 자체 컨텐츠에 맨손으로 팬더를 만지는 장면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중국 대중의 강력한 반발과 마주해야 했고, 그 결과, 해당 컨텐츠는 업로드되지 않았다. 그런데 알아보니 중국 연예인들은 아무렇지 않게 팬더를 맨손으로 만지고 있더라. 즉, 중국 대중이 YG를 가지고 놀아버린 것이다. 이렇게 중국과 연관되면 '자유'라는 것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무엇보다 지금 시점에 중국 자본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걸까? 선진국들이 중국을 죽이려고 벼르는 중이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뱀다리) CJ EnM에 다니던 제 친구는 결국 퇴사했습니다. 썰 풀었던 거로 찍힌 점도 있고, 중국 자본과 오너리스크 때문에 내부가 완전히 아작났거든요. 함께 퇴사한 동료와 다른 회사로 함께 이직한다네요. 그런데 거기도 중국 자본이 아예 없는 곳은 아니라서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