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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디 오어 낫, 사마라 위빙 고유의 폭발력

몰루이지 2020. 9. 11. 06:00

 최근 '투쟁'에 최적화된 여배우가 대세의 급물살을 타고 떠올랐다. 사마라 위빙이다. 거대한 눈과 억세 보이는 하관으로 상대를 쏘아보며 얼어붙게 만드는 그녀는 선역이든 악역이든 간에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한다. <레디 오어 낫>도 그런 그녀의 특징이 잘 살아있는 영화다.


 영화는 '사냥' 컨셉을 오컬트와 부합해 사마라 위빙을 투쟁으로 몰고 간다. 핏빛에 얼룩진 그녀의 투쟁은 '결혼'이란 지옥(!)에 맞물려 그럴싸하게 흘러가는데, 결혼 생활을 하며 마주할 온갖 난관을 살인의 형태로 엮어놓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영화는 꽤나 격렬하게 비혼주의를 권장하는 꼴이 된다. 


 다만, <레디 오어 낫>의 장르에 오컬트가 섞여 있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다. 사마라 위빙의 투쟁은 후반부로 갈수록 리얼리즘을 뒤집어쓰면서 고작 '버티기' 이상이 되지 않고, 클라이막스의 쾌감은 한 없이 나락으로 추락한다. 응당 주인공이 해야 하는 일을 다른 이가 한다는 점에서 B영화의 지향점을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다. 


 코믹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되다가 마지막에 살짝 미끌어진 경우다. 즐길 만한 B영화임에 틀림이 없으나 사마라 위빙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레디 오어 낫> 이전에 <사탄의 베이비시터>와 <메이햄>을 먼저 보길 권장한다.

 

 이하 스크린샷은 <레디 오어 낫> 한국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화질이 기가 막히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