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예인

색의 미학을 자랑하는 디리러바 VOGUEme 비하인드

즈라더 2020. 7. 29. 06:00

 언제나 돈 냄새가 엄청나게 풍기는 중국판 패션잡지 화보들. 이번에 디리러바가 촬영한 VOGUEme 화보도 그렇다. 비하인드 사진만 봐도 대체 얼마나 돈을 쓴 건지 감이 안 잡힐 정도. 이 정도면 웬만한 인기 걸그룹 뮤직비디오 수준이다. 

 

 한국과 일본의 비교적 저렴한(솔직히 중국이 막대한 돈을 퍼붓기 전까진 한국과 일본이 저렴하단 생각조차 못 했다. 이런 건 뭐든지 상대적인 거다.) 패션 화보만 보다가 중국의 돈빨 날리는 화보를 본 사람들은 '저렇게 돈을 쓰고도 화보가 안 예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10년 전의 일이다. 점차 발전을 거듭하던 중국의 화보 촬영 스킬은 이제 분명히 궤도에 올랐다. 디리러바의 이 화보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본편 사진이 아닌 비하인드 사진임에도 벌써 예쁘다. 비록 중국 특유의 작가주의 감성이 '으윽, 중국 갬성'이란 식으로 비아냥 거림의 대상이 되곤 하지만, 중국의 화보 촬영 스킬과 보정 스킬이 급속도로 발전했다는 걸 부정하긴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중국 영화나 중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지 못하는 게 중국 공산당의 검열과 중국 인민들의 취향 때문이란 얘기가 그럴싸하게 들린다. 중국 공산당은 검열로 작품을 마구 박살 내놓고, 중국 인민들은 뽀샤시 효과 한가득 부어 넣은 듯한 영상을 지나치게 좋아한다. 즉, 국가의 취향이 흐름과 반대되는 고인물이 되어서 그렇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거듭날 '스킬'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공산당이 작품 퀄리티를 박살 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나 모순이긴한데, 중국은 아예 국가에서 어린 지망생을 데려다가 연예인으로 키워내는 곳이다. 우리가 중국 연예인의 프로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예술 학원이나 영화 학원 등은 대부분이 국공립이고, 그중의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 개방 이전에 공산당이 설립한 학교들이다. 그 연예인 양성 학원들의 수업 내용을 검색해보면 스파르타도 그런 스파르타가 또 없는 데다 사상 교육이 엄청나게 철저하다.

 

 그러므로 조금은 경계해둘 필요가 있다. 중국이 막대한 돈을 들여서 연예계를 육성해나가는 마당인데, 그렇게 공산당의 손에서 탄생한 연예인들이 공산당의 첨병 역할을 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일본 연예계가 '알아서' 정부에 기고 우익 사상을 전파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정부가 그런 사상을 강요하게 될 거란 얘기다. 중국과 일본 연예인을 블로그에 잔뜩 소개하는 주제에 이런 소릴 하는 거 모순적이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말해둬야 한단 생각이 들었다.

 

 아래로 VOGUEme 디리러바 화보. 애초에 소품의 퀄리티부터가 차원이 다르다는 게 느껴지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