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걸그룹/아이즈원

스윙 엔터테인먼트, 야부키 나코 생일 브이앱으로 또 실패

즈라더 2020. 6. 20. 00:00

 바쁜 스케줄이다. 브이앱은커녕 잘 시간도 부족한 마당이다. 야부키 나코의 생일 당일에 브이앱 라이브가 없었던 걸 이해하지 못 한다면 그건 팬이라고 할 수 없다. 새벽 2시,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하는 아이들에게 생일 브이앱을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다. 되도록 행복하고 편안해야 하는 생일이 '일'이 되어버리는 역전현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직장이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래서 생일 당일은 야부키 나코의 생일 브이앱이 없어도 넘어갔다. 그런데 나코의 생일 다음날인 어제는? 타이밍 좋게도 어제는 아이즈원이 데뷔하고 600일이 되는 날이다. 한꺼번에 기념하기 딱 좋다. 그러나 오늘 역시 야부키 나코의 브이앱 라이브는 없었다.


 내일도 음악중심이 있고, 그 다음날에도 인기가요가 있으니 바쁜가보지라고 하기엔 생일 당일에 있었던 팬덤 안의 혼란이 너무 컸다. 안티들 역시 '나이스! 지금이야!'를 외치며 달려들었고, 이중고를 겪은 팬들은 이를 악물었다. 안 그래도 스윙 엔터테인먼트의 헛짓 때문에 팬들은 음반 공장에 전화를 하는 살면서 다시 하기 드문 경험을 해봤는데, 이젠 멤버 케어도 제대로 안 해준다는 감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팬들의 바람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있다는 거다. 큰 사건을 겪고도 아이즈원이 활동할 수 있도록 죽을 힘을 다했던 팬들은 스윙 엔터테인먼트의 한심한 행보에 기가 막혀한다.





 생각해보자. 야부키 나코의 생일을 챙겨줄 방법이 정말 없었을까? 과거 플레디스는 시간이 없을 땐 음악방송 대기 시간에라도 잠깐 켜서 생일 소통을 해줬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방법이므로 팬으로서 권장하긴 어렵다. 팬들도 그 바쁜 와중에 라이브를 켜준 것에 대해 참 고마워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방식을 권장할 수 없다면 뭐가 남을까. '녹화 방송'이 남는다.


 이미 아이즈원은 녹화 방송으로 생일 브이앱을 한 적이 있다. 라이브가 아니었음에도 팬들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이해해줬다. 이번 역시 하필 정신력의 극한을 시험하는 듯한 스케줄이 겹쳤으므로 녹화로 생일 브이앱을 진행했더라도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윙 엔터테인먼트는 그것조차 없이 그저 멤버들이 생일을 축하하는 광경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으로 대체했다. 





 여기서 스윙 엔터테인먼트가 얼마나 매니지먼트 감각 아니, '아이즈원'이란 그룹의 인기 비결과 팬덤인 위즈원의 경향을 모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이즈원의 인기 비결은 자체 컨텐츠와 브이앱에서 보여주는 멤버들 간의 돈독함과 행복함이다. 그 귀여운 관계성은 팬튜브들의 손을 거쳐 '행복하고 유쾌한 아이즈원'을 퍼트렸다. 유튜브 시대에 맞춰 팬튜브는 팬덤을 끌어모으는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그 소스의 90%가 브이앱이다. 이를 통해 데뷔 당시 초동 8만이었던 아이즈원이 코어팬을 잔뜩 끌어모아 지금은 35만 장을 넘는 초대형 걸그룹이 되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과거 한성수 PD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바이다.


 야부키 나코의 생일 브이앱을 녹방으로도 하지 않은 것은 정말 치명적일 수 있다. 정상적인 팬이라면 그저 스윙 엔터테인먼트만 욕하고 말겠지만, 초동 35만 장에 도달한 걸그룹에 정상적인 팬만 있을 리 없다. 아이즈원이 아무리 올팬기조여도 각자 최애는 있게 마련이고, 분명히 개인팬도 존재한다. 그런 이들 중에 비정상적인 팬은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왜 야부키 나코만 생일 브이앱을 하지 않지? 왜 쟤네들(다른 멤버들)은 생일을 챙겨줬는데 우리애만 이렇게 차별하지? 아, 이제 쟤네들도 다 싫어."


 악개팬이 되기 딱 좋은 마인드다. 이걸 막기 위해서 그토록 필사적이었던 플레디스와 달리 스윙 엔터테인먼트는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방치하고 있다. 사실, 그 있는 경험조차 악개팬이 한가득했던 그룹을 매니지먼트했던 경험. 올팬기조 팬덤과 마주해본 적이 없다보니 멍청한 짓을 많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어떻게든 올팬기조를 유지하려던 플레디스, 아이즈원 팬덤과 달리 스윙 엔터테인먼트는 그런 것에 무감각한 듯하다. 오히려 팬들에게 '한'을 먹이기 딱 좋은 실수를 연속으로 벌이고 있다. 





 이제 아이즈원 팬덤은 내부에서 야부키 나코의 개인팬들을 부드럽게 다독이는 역할까지 자처해야 한다. 입막음으로 억누르기보단 다독이며 같이 화내줘야 한다는 얘기다. 본래 이런 정신적으로 지치는 일을 할 이유가 없을 만큼 올팬기조가 막강했던 아이즈원 팬덤이 예상하지 못 한 수고까지 하게 되었다. 비이성적이다.


 팬들과 기싸움이라도 하는 건지, 매니지먼트를 맡은 초기에 팬들을 죽여놓고 가야 한다는 감각인 건지 모르겠는데, 스윙 엔터테인먼트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옥의 3개월을 버텨내며 아이즈원을 기다리고, 아이즈원을 역대 최대 팬덤의 걸그룹으로 만들어 아무도 무시 못 하게 만든 게 아이즈원의 팬들이다. 팬들 가운데 있는 변호사 여럿은 공구 총대와 함께 그 막대한 양의 악플을 고생해가며 분류했고, 그걸 CJ 측에 직접 보내서 고소 공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뮤직뱅크 CP의 사과를 받아낸 것도 팬덤의 화력이었다. 즉, 아이즈원의 팬덤은 '적'이 아니라 '동료'다. 그 팬덤에 누를 끼치는 짓은 이제 좀 그만하자. 안 그래도 악플러들과 싸우느라 정신적 고통이 상상초월하는 그들이다.


 제일 무서운 게 '내부 총질'이라 했다. 이건 어느 집단이나 마찬가지고 돌판은 더욱 적용하기 쉬운 논리다. 스윙 엔터테인먼트는 노하우가 부족하면 다른 회사들이 어떻게 했는지, 전임인 플레디스가 어떻게 했는지를 구걸해서라도 배워야 한다. CJ의 자회사라는 걸 제외하면 아무런 능력이 없는 회사란 소릴 듣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이전에 매니지먼트했던 그룹과 아이즈원이 같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아래로 아이즈원 야부키 나코의 생일을 맞아서 홈마들이 올린 직찍들이다. 이틀이나 늦었지만 야부키 나코의 생일을 축하하며. 부디 스윙 엔터테인먼트가 다음주 월요일에라도 생일 브이앱을 대체할 브이앱 라이브를 켤 수 있게 해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