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영화 <저지 드레드> 리미트 없는 R등급 액션

즈라더 2020. 4. 25. 09:00

 <저지 드레드>의 원작 만화를 안 본 입장에선 영화를 볼 때마다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을 떠올리게 된다. 세계관과 도입부를 제외하면 <저지 드레드>와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은 플롯뿐 아니라 공간까지도 닮아 있고, 그래서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이 훨씬 나은 영화라 생각한다.


 <저지 드레드>를 처음 보고 단평을 남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이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면 어김없이 <저지 드레드>의 팬이 들어와서 '그다지 닮지 않았다' 혹은 '촬영은 2012년에 했어도 프리프로덕션 기간이 훨씬 길었기 때문에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이 표절한 것이다'와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곤 한다. 그러나 디테일한 우여곡절을 알 도리가 없는 일반인들끼리 뇌피셜로 어느 게 더 먼저인지 따지는 건 우스운 일. 결과론일 지라도 어쨌든 어느 영화가 더 낫나야 비중을 둬야 하는 일 아니겠는가.



 또한, 내가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을 더 재미있게 봤다고 해서 <저지 드레드>를 재미없는 영화라 생각하는 게 아니다. 난 <저지 드레드>를 상당히 좋아한다(블루레이를 왜 구매했겠나). 영화 속 '저지'는 말 그대로 심판관. 현장에서 즉결 처형이 가능한 '법' 그 자체이며, 이는 곧 리미트가 없는 액션을 펼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저지 드레드>가 이 설정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영화 속 폭력의 수위는 상상이상이다. 또한,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이 한정된 공간의 스릴에 집중했다면, <저지 드레드>는 '드레드'라는 뛰어난 인물의 무자비한 폭력과 그게 가능해진 세계관을 묘사하는데 집중한다. 또한, 이 영화에서 만큼은 올리비아 썰비의 매력이 최대치로 폭발한다.


 볼 만한 구석이 많은 영화다. 속편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한참 나왔었는데 아무래도 캔슬된 모양. 언젠가는 꼭 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