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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법정 하이스트 무비라고 해야 할까

즈라더 2019. 10. 10. 00:00

 법정영화로 알려져있지만, <런어웨이>는 '법정영화'라는 장르의 모호함과 광범위함을 고려하더라도 그 안에 포함시키기 어렵다. 총기사고와 그 책임 여부를 따진다는 걸 제외하면, 사건의 디테일이나 법적 공방의 핵심 요소를 겉핥기 식으로 처리한다. <런어웨이>는 법정영화가 아니라 배심 제도를 소재 삼아 만들어진 하이스트 무비에 가깝다.


 <런어웨이>는 결말을 초반에 대체로 알려주고 가는 영화다. 대체 왜 이렇게 대놓고 드러내나 싶을 때마저 있는데, 이는 의도된 연출로 보인다. 영화는 주요 등장인물의 행동을 통째로 맥거핀처럼 활용해서 그런 초반의 확신을 뒤흔드는데 주력한다. 감상자가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게 유도하는 건 하이스트 무비의 일상다반사(라기보다 주된 목적)긴 하지만, <런어웨이>는 완벽하게 짜여진 작전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과, 법정 공방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탓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런어웨이>는 감상자의 의심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각종 무리수를 동원하는 바람에 극을 지나치게 가볍게 만들었다. 아마 <런어웨이>가 <데이비드 게일>처럼 빈번하게 회자되지 않는 건 이 가벼운 분위기 때문에 '재미있지만 다시 볼 생각은 별로 안 드는 킬링타임 영화' 정도로 해석되기 때문일 것이다. 출연진과 주제만 무거운 영화다.


 이하 스크린샷은 <런어웨이> 한국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다. 누르면 커진다. 시대가 시대니 만큼 화질은 그리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