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이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즈라더 2019. 9. 22. 00:00

 갑자기 머릿속에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장면들이 떠올라서 고민하다가 그냥 감상했다. 다른 영화는 몰라도 이 영화는 블루레이 구매하고 제대로 뽕을 빼는 듯. VOD로 봤으면 수십만 원은 깨졌을 거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마지막 걸작이라 생각한다. 대체해주길 기대했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너무 많은 걸 공란으로 비워뒀고, 그 공란을 채우고 유종의 미를 거둘 거라 여겼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3시간 짜리 팬서비스 영화로 전락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정치적이고 처절한 히어로 영화의 마지막 주자기도 하다. 정치적인 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바톤을 이어받았고, 처절함은 <다크나이트>의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후에 이 영화보다 훨씬 좋은 히어로 영화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이처럼 정치적인 소재와 처절한 사투를 그린 히어로 영화가 나올 것 같진 않다. 본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를 제외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심각할 정도로 속 편한 영화를 추구해온 데다 대항마인 DC는 잭 스나이더를 해고하고 <저스티스 리그>를 뒤엎어버린 이후 마블과 같은 컨셉으로 가려 한다.


 즉, 적어도 당분간은 대단히 소중하고 희귀한 영화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