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일상

통돌이와 드럼 세탁기 차이, 쉰 냄새에 대한 고찰

즈라더 2019. 9. 15. 18:00

 세탁업에 살짝 발을 걸치고 있다보니 뜻밖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통돌이가 드럼보다 옷감이 상하기 쉽다고 알려졌지만, 옷감이 상하는 거로 친다면 드럼이 훨씬 쉽게 상한다와 같은 것들.


 통돌이는 회전, 역회전으로 물살을 만들어서 빨래하기 때문에 옷이 틀어지는 문제가 생길 뿐 옷감 상하는 정도는 심하지 않다. 반면, 드럼은 옷을 천장으로 들어올렸다가 물과 함께 떨어트려 타격을 줌으로써 빨래하기 때문에 옷감이 잘 상한다. 드럼의 원리는 세탁기가 없던 시절 방망이로 두들겨서 빨래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옷을 때리는데 옷감이 안 상할 리가 있나.


 정리하자면 통돌이는 옷이 틀어지고, 드럼은 옷감이 상한다.


본문과 관계 없는 사진


 이런 원리 때문에 통돌이는 물을 아주 많이 사용하고, 드럼은 물을 아주 조금 사용한다. 그래서 일반용 세제와 달리 드럼용 세제는 거품이 적게 나온다. 거품이 많이 나오면 그걸 다 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통돌이가 세척력이 더 좋다는 편견도 있는데, 거기서 거기다. 냄새를 빼는 건 통돌이가 더 좋지만, 어차피 세재를 쓰면 냄새는 다 빠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 땀 냄새나 음식 냄새와 같은 일상적인 냄새가 아닌, 쉰 냄새는 어떤 세탁기를 쓰건 사라지지 않는다. 옷에 생긴 균이 냄새를 내뿜기 시작하는 거라서 삶거나 옷이 망가지는 걸 각오하고 살균표백제를 써야 사라진다. 단 한 마리의 균이라도 살아남으면 번식해서 다시 냄새가 나게 되기 때문이다. 햇빛에 말리면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잠깐 냄새가 사라질 뿐이지 반나절만 입어도 모조리 다시 돌아온다. 햇빛으로 냄새를 없앴다고 여기는 건 냄새에 둔감한 사람들의 착각일 뿐이다. 특히 여름엔 90%에 육박하는 습도 때문에 햇빛 쐰다고 밖에 널었다간 되려 쉰 냄새를 더 심하게 할 수도 있다.


 참고로 햇빛에 말리면 옷의 색상이 망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옷은 언제나 음지에서 말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