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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두산] 수지 빼고 남는 게 없었다

즈라더 2021. 1. 18. 18:00

 영화 백두산 블루레이를 봤다. 영화 속 하정우 캐릭터 못지 않게 얼빵한 수준의 영화다. 합리성은 시작부터 끝까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이야기는 짤막한 재난씬에 살이라도 붙여보려 억지로 짜맞춘 것에 불과하다. 다이제스트 스타일의 편집 스피드는 엉망진창인 시나리오를 감추려는 변명처럼 보인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올해 바로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현실적 재난을 가져왔음에도 영화 안에 현실성이라곤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를 재감상하는 얼빠진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 지금 백두산을 재감상하고 제대로 정리한다면, 난 이 영화의 모든 요소를 전부 부정할 수 있다.  


 솔직해지자.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이라는 화제적 요소에 착안해서 지진과 폭발의 VFX를 열심히 보여주고 싶어했던 제작자에 의해 재창조된 프로젝트임에 틀림이 없다. 대중 문화 업계에선 과몰입한 사람이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든다. 재난 영화도 마찬가지라서 재난 장르에 과몰입해있는 사람이 진짜 훌륭한 재난 영화를 만든다. 그리고 백두산은 과몰입하지 않은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오프닝 지진 시퀀스가 매우 훌륭하다. 수지는 정말 예뻤다. 그게 끝이다. 수지를 블루레이로 볼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나 같은 인간이 아니면 백두산 블루레이에서 어떤 의미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래로 백두산 한국판 블루레이 원본 사이즈 캡쳐. 영화완 달리 화질은 기가 막히게 좋다.